요즘 학생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여기서도 공부, 저기서도 공부, 항상 ‘공부’라는 말에 치여 살고 있는 듯하다. 명문대, 특목고에 이어서, 이제는 국제중학교까지 생겨나면서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지옥에 놓여지게 되었다. 이러한 암울한 현실은 세월이 지나면서 더하면 더했지 줄어들 것 같지 않은 분위기이다. 그렇다고 공부에 찌든 자녀를 불쌍하게만 바라 볼 수는 없다. 어떻게든 한 가지라도 더 공부하고, 한 문제라도 더 풀 수 있게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만큼 성적과 공부는 현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님의 마음대로 따라주는 자녀들은 많지 않다. 공부를 시켜도 기대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노력이 부족하다’, ‘남들은 잠도 안자고 공부하는데’, ‘열심히 하기만 하면 성적이 잘 나올 것이다.’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아이들을 다그친다. 그런데 과연 올바른 해결책일까? 그렇지 않다. 공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한 요인들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아이만을 다그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학습부진이란. 학업수행에 어려움을 느끼는 모든 경우를 포괄적으로 의미한다. 즉,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크게 나누어 보면, 기능적 요인, 환경적 요인, 방법적 요인, 심리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기능적 요인은 지능, 집중력 등의 학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을 의미한다. 지능이 심하게 떨어지는 경우에는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만, 지능이 경계선 수준으로 저하되어 있는 경우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아, 부모님조차도 전혀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중고등학교 들어와서 학습부진으로 인해 찾아오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 또한, 집중력/주의력이 떨어져 있는 ADHD 학생들도 학습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ADHD 학생들은 실수가 많고, 집중을 잘 못하고, 앉아있는 시간이 짧아 공부 효율성에 있어서 많이 손해를 본다. 그 외에도 쓰기, 읽기, 산수 능력의 습득과 사용에 어려움을 일으키는 학습장애 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러한 기능적 요인은 그 부족한 기능적 부분을 개선시켜 나아가는 것이 해결방법이며, 치료나 교정을 통해서 가능한 부분이 있고 불가능한 부분도 있다. 치료나 교정이 불가능한 부분은 아이의 기능에 맞춰 적절한 학습 성취를 기대하고 격려해야 하며, 과도한 기대나 요구는 역효과를 낳는다.
두 번째, 환경적 요인은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는 여러 가지 환경들로, 가정환경, 친구관계, 학교환경 등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은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을 나타내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부모님이 허구한 날 다투고, 아버지는 수시로 술먹고 들어와 자녀들을 혼낸다면,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 시험기간인데 밤늦게까지 아버지는 축구경기를 보고 동생은 컴퓨터게임을 하고 있다면, 시험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친한 친구들이 매일같이 PC방에 가자고 유혹한다면, 공부에 집중을 할 수 있을까?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습부진을 보이는 학생들 중에는 이러한 환경적 문제가 주된 문제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세 번째, 방법적 요인은 시간관리, 공부계획, 암기방법 등의 학습전략의 요인이다. 이 부분은 부모님들이 잘 아실 것 같아 넘어간다.
네 번째, 심리적 요인은 학습동기 결여, 불안증, 우울증 등의 심리적, 정서적 문제들이다. 공부를 하려는 마음이 전혀 없고, 마음이 딴 곳에 가있다면, 공부를 해도 건성건성하게 될 것이다. 공부에 관한 목표가 없고 동기가 없다면, 아무리 머리가 뛰어나고, 좋은 방법들을 동원하더라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시험불안이 심하여, 가지고 있는 실력은 우수하지만, 시험만 보면 성적이 저조한 경우도 있다.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과 청소년 우울증 때문에, 일부러 공부를 멀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학습부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다양하며,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문제점이 우리자녀에게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부모의 욕심이 아닌 자녀의 눈높이에서 바라본다면, 오히려 더 좋은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조성일 원장
브레이닝인지학습연구소
희망가득클리닉
정신과 전문의
(02)412-009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