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현실에서 알코올 문제의 첫 치료 단계는 대개 정신과 병의원이나 알코올 전문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알코올 의존 문제는 인생에서 미치는 영향 범위가 매우 커서, 아무리 이상적인 치료를 하였다고 하여도 퇴원하면 바로 단주하는 것이 아니다.
입원 후 첫 과정이 해독 치료로 알코올이 분해하고 배설하여, 알코올의 독성으로부터 몸이 나아지는 것이다. 오랜 동안 다량의 알코올에 적응하느라 내성이 생긴 탓에 갑자기 알코올이 빠져나가면서 몸에 조화가 깨져 무언가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이것이 금단이다. 알코올 금단은 매우 위험하여 생명을 잃기도 한다.
1,2 주일쯤 지나면 알코올 금단으로 인한 문제는 대부분 해결되어 머리가 맑아지고 몸도 나아지기 시작한다. 각종 검사 절차나 치료 프로그램에 협조하고 참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본인이 협조해야 가능한 각종 검사를 마저 마치면서 그동안 과음으로 인한 신체적 손상의 회복을 확인한다.
혼돈이 없어지고 입원에 대한 두려움과 오해도 사라지면 초기에는 주로 교육적 내용으로 시작한다. 회복에서 교육은 기초가 된다. 교육 내용이나 주제는 다양하고 다를 수 있으나, 자신의 알코올의존의 문제를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되돌아보게끔 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다. 그럼으로써 음주와 삶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켜야 하는 동기를 일깨우는 것이다.
알코올의 항불안 효과를 비롯한 항정신적 작용이 사라지면서 새롭게 겪는 정서적 불편과 괴로움과 음주 갈망을 완화시키기 위해 약제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대체로 술이 없이는 제대로 수면하기가 어려워 이를 돕기 위한 투약이 필요한 수도 많다.
정신 치료적 면담이 중요하다. 단주를 넘어서서 인생살이의 더 넓은 영역을 생각하여 검토하고 깨우치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그 가치는 무한히 크다. 일대일로 이루어지는 개인 면담을 비롯하여 단주의 여러 동료들과 함께 하는 집단 치료를 위하여 시간적 금전적 정신적 투입이 필요하다. 가족 치료는 단주를 위한 치료 중 가장 필수적인 프로그램의 하나이다.
알코올 의존으로부터 단주 생활로의 회복은 수년 이상을 예상하는 긴 기간이다. 그 중 입원 기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회복의 큰 얼개를 제대로 이해해야 퇴원 후 기꺼이 그 과정을 꾸준히 밟게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퍽 의미 있는 시기이다.
신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무료 상담 : 강원알코올상담센터 748-5119 www.alj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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