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대한상공회의소 충북인력개발원 박종설 교수

“요즘 아이들 어때?”

지역내일 2010-06-06
 지난 5월은 어린이날(5월 5일), 어버이날(5월 8일), 스승의 날(5월 15일), 부부의 날(5월 21일) 등, 가정의 달에 걸맞게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이 유독 많은 달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서서히 관심 밖으로 되어가는 기념일이 하나 있다. 5월 셋째 주 월요일이 매년 성년의 날로 지정되어 있어 올해는 5월 17일이 성년의 날이었다. 미래 꿈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인정받는 날인 것이다. 청소년을 교육하는 기관에 있다 보니, “요즘 아이들 어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 질문을 하는 의도는 결코, 긍정적인 답을 원하지 않는 느낌을 더 많이 받는다. 물론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있거나, 사고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서로의 인격체로서 인정해 줄 수는 없을까? 머리에 물들인다고, 귀걸이를 한다고, 조금은 자유분방하다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시대 청소년의 역할
 청소년에 대한 국가정책은 또 어떠한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부처의 개편에 따라, 2008년 2월 문화관광부 산하의 국가청소년위원회가 해체되면서부터, 청소년담당 부처는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정책실로 통합되었다. 그 이후로 문화관광부, 보건복지가족부, 여성부를 오가며, 아동과 통합되거나 정책의 정체성조차도 파악이 안 될 정도다. 청소년의 비행을 질책하기 이전에,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정책을 중요시해야하며,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의 지원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정작 세상을 바꾼 주인공은 그 시대의 청소년들이 아니었던가? 가까운 근대사만 보더라도 4.19혁명의 주역도 젊은이요, 광주항쟁, 수많은 젊은이들이 간첩으로 몰리면서 까지도 민주화를 외치던 80년대, 2002년 붉은 물결, 스스로 “질서! 질서!”를 외치며 시위문화를 바꾼 촛불시위의 시작도 청소년이요, 얼마 전 동계 올림픽의 감동을 전해준 것도 청소년이었다.  우리도 청소년일 때 어른들로부터, “요즘 애들은 **지가 없어~!”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지만, 그 때의 청소년이, 지금은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현재의 나이고, 지금 “요즘 아이들 어때?”라는 소리를 듣는 현재의 청소년들도, 역시 미래의 중추적인 사회의 일원이 될 것이다.

졸탁동시 
부족한 것은 사회나 어른들이 환경조성을 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현재 핵가족 사회에서 살고 있다. 옛날 우리가 자라던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 이모, 삼촌이 한 집에 모여 살았고, 형, 동생들도 많았다. 한집에 사는 식구가 많다보니, 나에게 주어진 행동반경이나, 위치가 한정될 수밖에 없었고, 배려를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을 하나나 둘밖에 낳지 않다보니, 배려를 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들도 모르게 자기중심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을 조성한 것도 사회요 어른이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환경을 바꾸어야하는 것도 사회와 어른이다. 아이들 스스로 단체생활의 기회를 늘리고, 점수따기위한 봉사활동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봉사의 의미와 기쁨을 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사회와 어른들의 몫일 것이다.  한자 성어에 졸탁동시(?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이 뜻은 어미 새가 알을 품은 지 스무 하루가 되면, 알속의 새끼는 껍질을 톡톡 쪼는데, 이를 ‘졸(?)’이라 한다. 이 소리를 듣고 어미 새가 탁탁 껍질을 쪼는데, 이를 ‘탁(啄)’이라 한다. 이렇게 ‘졸’과 ‘탁’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 졸탁동시가 주는 메시지는 여러 의미도 있지만,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졸’과 ‘탁’이 조화롭게 잘 이루어진다면, 화목한 가정, 분규 없는 기업문화, 사제 간에 하나가 되는 바람직한 교육 풍토, 이념갈등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가 제대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청소년의 잘못을 방관과 질책보다는, 관심과 격려로 졸(?)과 탁(啄)이 되어 신구가 하나가 되고,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의 인정과, 부족한 것은 채워주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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