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숲을 품고 있는 웰빙 마을 부천시 원미구 중1동 무지개마을 동신아파트 입구는 부녀회장 김순자 씨의 말대로 ‘내장산’이나 다름없다. 18년 된 울창한 나무숲이 있어서다. 아파트 속으로 들어가다 뒤를 돌아보면 중앙공원 초록색 숲길이 시야를 책임지는 기막힌 구조다. 곳곳을 걸어도 나무 향이 신선해서 웰빙 마을이라고 불리는, 580세대의 동신아파트를 찾아가봤다.
부천시 공동주택 지원 대상 선정
오전10시, 주민 한 사람이 아파트 입구에 놓인 음식물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붓고 있다. 아파트 정원에서 나무를 다듬고 있는 관리인도 눈에 띈다. 잘려진 나뭇가지에서 나는 나무냄새가 싱그럽다. 햇빛이 퍼지고 있는 놀이터에서 할아버지는 손녀의 재롱에 웃음이 함박이다. 폐형광등 수거함에 깨진 형광등을 갖다 버리는 주민도 보인다. 무지개마을의 아침은 이렇게 깨어나고 있다. 관리사무소 쪽에 들어서자 고기 굽는 냄새가 났다. 어떤 주민이 노인정 노인을 위해 삼겹살을 놓고 갔단다. 어르신들은 아침부터 즐거운 모습이다.
이곳은 올 5월 부천시가 실시한 공동주택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 관리사무소는 선정 기금으로 놀이터 두 곳과 놀이시설물 및 파고라 교체를 완료했다. 마을 안에 운동기구도 설치해서 주민 건강을 돕고 있다. “주민들이 아파트 안에 운동기구가 있어서 좋다고 했어요. 요 앞 중앙공원에 가도 있지만 가까이 있어서 더욱 편리하다구요.” 주민 편리를 위해서 승강기도 교체했다. 8인승 승강기를 15인승으로 전면 교체한 일이다. 낡은 승강기를 새 것으로 교체한 후 주민 안전에는 청신호가 들어왔다. 주변 환경과 산책로 더없이 좋아
작년 식목일, 무지개마을 주민 50여 명은 아파트 정원에 모였다. 회향목과 쥐똥나무로 담장을 가꾸기 위해서였다. 마을주민들의 결속력은 대단해서 어떤 일에 협조를 요구하면 너나없이 모여든다. 내 일 네 일 가리지 않는 주민과 임원, 관리소 직원들이 있어서 아파트는 늘 화기애애하다. “농군 스타일의 임승복 관리소장은 직접 발로 뛰느라고 사무실에 앉아 있을 새가 없어요. 거기다 김인자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김순자 부녀회장까지 모두 열심히 일하는 여성이라서 우리 마을은 여인천하랍니다. 여성임원들은 주특기인 섬세함을 발휘하며 꼼꼼히 일하기로 소문이 나있어요.”
마을의 주변 환경도 나무숲 못지않다. 현대, 롯데 백화점, 이마트, 순천향대학 병원, 부천시청, 부명초, 중, 고등학교가 있으며 국토 조경화 대상을 수상한 중앙공원과 아름다운 산책로로 조성된 소향공원이 지척에 있다. 중앙공원의 1600m 조깅 코스는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운동복을 입고 걷는 주민을 보는 일은 이 아파트에선 흔한 일이다. 또한 주민들은 품질 좋고 물건 값 저렴한 중동, 상동 재래시장에서 장을 본다. 시청 앞에 지하철 7호선이 완공되면 생활은 더없이 편리해질 예정이다.
쾌적한 생활은 주민, 직원이 함께
“임원들이 잘한 일이 또 있어요. 지하에 미화원 휴게소를 만든 일이죠. 일하다가 쉴 곳이 없던 분들에게 그런 공간을 마련해드린 게 뿌듯해요. 쾌적한 생활은 주민이나 직원이나 함께 해야 하니까요.” 부녀회는 봄에는 나무심기, 여름에는 삼계탕 행사 등 계절 별로 궂은일을 담당한다. 분리수거한 수익금으로는 경비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명절을 맞은 주민들에게 쓰레기봉투를 선물하고 있다. 30명으로 구성된 노인회 어르신들과 상의해서 필요한 것도 챙기고 있다. 일 년에 한 번 가는 야유회는 주민들의 화합을 책임진다. 매 달 관리비 고지서 뒷면에는 관리 외 수익현황과 예금 현황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임원들이 아파트 살림을 투명하게 운영한다는 얘기다.
“원주민들이 이사 가지 않는 아파트예요. 살기 좋기도 하거니와 풍수하시는 분이 우리 마을 터가 좋다고 했어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또 정이 들어서 그냥 살아요. 지역복지관이나 여성단체 등에서 봉사활동 하는 주부들도 꽤 많은 편이예요. 옥상에 올라가면 숲 속 같은 우리 단지와 중앙공원 다 보여요. 우리 아파트 어느 동은요, 숲 속 카페에 앉아있는 기분이 든다며 타 아파트 주부들이 차 마시러 놀러 오기도 한답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미니 인터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김인자
통장 10년, 동대표 총무 4년을 역임하고 작년에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으로 당선된 김인자(56)씨. 그녀는 부지런하다. 아파트 난방연료를 줄이려고 열량기를 교체했고 놀이터 파고라 공사를 마쳤으며 승강기의 전면 교체를 단행했다. 승강기 교체 때는 주민 합의가 우선이라며 주민추진위원회를 만들어서 민주적으로 해결했다. 자잘한 일들이 생기면 화합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무슨 일이든 아무 일없이 마무리가 잘 됐을 때 기쁨을 느낀다. 현재 부천시 여성 의용 소방대에서 부대장으로도 활동하는 적극적인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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