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빨갛다.” “어머, 너무 달다.” 딸기 수확 체험 행사가 한창인 횡성에서 생산자 이완용(55세)씨를 만났다. 검게 그을린 건강한 피부가 영락없는 농사꾼임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서울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그가 갑자기 농사를 시작했을 때는 얼마나 큰 어려움이 있었을까? “용인에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봐온 일이라 농사가 힘들진 않았지요. 오히려 일반 농사(관행 농사)를 짓는 이웃의 시선이 더 힘들었지요.”
1992년에 처음 농사를 시작해서 7년 동안 일반농사를 짓다가 생협(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이사장님의 권유로 유기 농사를 시작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털어 놓는다. 일반 농사에 비해 노동력도 많이 들고 힘든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농사가 되겠느냐, 뭐 그리 유난을 떠느냐’는 주위의 시선이 제일 힘들었다고 한다.
이완용 생산자에게 농사는 찌든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게 해준 삶의 전기다. 딸기, 오이, 호박, 무, 브로컬리 같은 과채 농사를 주로 짓는데 올해는 날씨가 너무 추워 피해를 많이 보았다고 한다. “이렇게 날씨가 추우면 딸기도 잠을 잡니다. 성장을 안 하는 거지요.” 딸기는 그가 올해 추수하는 첫 과일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고 그 기쁨을 소비자와 함께 나누고 싶어 수확 체험 행사를 계획했다고 한다.
“생산과 소비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고, 또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
믿음은 우리 삶의 근간인지도 모르겠다. 보이지 않는 모든 곳에 뿌리 내린 믿음의 씨가 이제는 안전한 농사를 통해 당당하게 열매 맺는 세상을 기대해본다.
배진희 리포터 jul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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