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의정활동 마감하는 원경묵 원주시의회 의장
“1998년 그린벨트 막은 게 가장 큰 보람”
16년간 의정 활동 마감 … “당분간 자연인 삶 누리겠다”
- 16년간의 의정 활동을 마감하는데.
1995년 30대 젊은 나이로 의회에 들어왔는데 이제 50대가 됐다. 벌써 16년이 지났다. 청춘을 의정 활동에 바친 셈이다. 개인적으로 가정보다 오직 의회에만 매달린 삶이었다. 집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 의정활동에서 보람을 느낀 것은.
한편 섭섭하지만 자부심과 보람이 많은 의정 활동이었다.
1998년 정부가 한강수계 특별법을 만들며 주변을 모두 그린벨트로 묶는 것을 추진했다. 당시 그 법이 통과되면 향후 원주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대부분 지역이 포함됐다. 그 때 통과됐으면 의료산업단지 기업도시 모두 못했을 것이다.
당시 범시민반대대책위 위원장으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들어가 공청회를 무산시켰다. 장관이 주관하는 공청회가 무산된 것은 처음이었다. 종로경찰서에 붙잡혀 가서도 차라리 구속시키라고 요구했다. 결국 법 추진 자체를 막았다. 지금도 우리 원주의 개발권 생존권 재산권이 지키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
의정활동에서는 회의 생중계를 관철시켰다. 의원이나 집행부 모두 반대했다. 그래도 공개해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회의를 공개해야 시민들이 시정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회의가 공개되면서 의원이나 공무원 모두 공부를 하고 회의에 들어오고 있다.
의회 내에 민원상담실을 운영했다. 그리고 의원들이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했다. 예전 4년 동안 의원발의가 2~4건인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기간엔 92건이나 됐다. 쉽지 않은 것이다. 전국 최초로 한 것도 많았다.
이에 대한 평가로 1998년도엔 대한민국 의정대상에서 종합대상을, 1999년도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의정대상 최고의원상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엔 행정안전부가 전국 의회 우수사례 10개를 발표했다. 우리 원주시의회 사례가 2건이나 들어갔다.
- 아쉬웠던 점도 있었을 텐데.
좀 더 열심히 해 제대로 신뢰받는 의회가 됐어야 했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특히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실패는 가슴이 아프다. 정치라는 게 힘이 있어야 한다. 강원도가 힘을 키워야 한다. 세가 약하니까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고 본다. 강원도민이 하나가 되고 인재를 키워야 한다.
- 6기 원주시의회가 나아갈 방향은.
의원 개개인이 의결기관이고 감사권이 있지만 일단 화합을 해야 한다. 조율과 화합이 돼야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다.
5대 의회는 화합이 잘 됐다고 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11대 11 양당체제로 됐지만 6기 의회도 동료의원끼리 화합해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는 의회가 됐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연구하는 의회, 깨끗한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 원주시 현안은 어떻게 보나.
매우 중요한 시기다. 모든 면에서 중부지역 중심도시로 올라섰는데 중단 없이 가야 한다. 시장이 바뀌었다고 혼란이 오면 안 된다. 안정 속에 변화가 오면 좋겠다.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너무 큰 틀을 흔드는 것은 안 된다. 50만 명 도시로 가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집행부 의회 시민이 하나가 돼야 한다. 시장을 흔들면 안 된다.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혼연일체가 돼 나아갈 때 확실한 중부 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땅을 넓게 썼으면 좋겠다. 그래야 자연을 보존하면서 쾌적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 시장선거에서 실패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자연인이니까 사회봉사활동도 하고 싶다. 그동안 공인이다 보니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받아 개인 사생활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골프나 스키도 못해봤다. 자유롭게 술집도 못 갔다. 이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봉사도 할 예정이다.
한남진·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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