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불편하지 않게 하면서 자신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미숙한 사람들이 많다. 의사 표현이란 말과 행동을 통하여 드러나는데, 과음 문제의 가족들은 늘 이것들이 일치하지 않아 의사 전달이 비효과적이다. 평소에 상대를 지나치게 의식하여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로 도움이 되려면 마음이 더 강해져서 오직 진실만을 말하고 그대로 행동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말할 때마다 상대와 자신이 각각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속으로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그런 척 하고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정면으로 상대의 의견을 바로 배척할 필요는 없다. 동의할 수 없다면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고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나면 된다. 대체로 사건이나 사실을 가지고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해야 한다’라든가 ‘···한 것이다’라는 식의 단정적인 표현이나 상대를 규정하는 식의 선언적 언급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상대방이 답변할 내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식의 질문들, 예를 들어 ‘어떻게’,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누가’ 와 같은 개방형 질문이 좋다. 그 사람이 무어라고 말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해서 그것을 수정하고 반박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단지 그의 생각과 주장이라고 존중하되, 그것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은 자신의 길을 간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
그가 아무리 군림하고 지배하려 해도 그 바탕에는 의존성이 깔려있다. 그래서 비평이나 거절에는 매우 민감하며, 상대로부터 수용이나 지지를 절실하게 원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어떤 사건이 그 기저에 과음 문제가 있기 때문인 것이 명백할지라도, 대화중에는 처음부터 음주나 알코올을 관련지어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변화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책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주위에서 도와주려는 사람들은 단지 지지하고 조언하는 것일 뿐, 본인이 주도해야 할 주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정말로 술을 끊고 변화하려 한다면, 단지 음주만이 아니고 음주와 관련이 있든 없든 인생의 모든 다른 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는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말보다는 행동 반응으로써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신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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