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마음

지역내일 2010-06-01
 

한의사 이계복 원장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고 있는 것의 대표는 ‘마음’이다. 예부터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며 마치 사람마음을 알 수 없는 것처럼 표현하는데 이건 진실이 아니다. 한술 더 떠서 ‘내 마음 나도 몰라’ 이런 말까지 서슴없이 하다니.



‘신즉기지가(身則氣之家)’ 이 말은 우리 몸이 기(氣)가 머무는 집이 된다는 뜻이다. 기(氣)란 에너지가 아니다. 흔히 어떤 힘이나 파장 같은 걸로 기(氣)를 생각하는데 그것은 역(力)이라고 하고 여기서 말하는 기(氣)는 마음이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피의 통로가 혈관이라면 마음의 통로는 경락이다.



시중에 경락마사지라고 적어 놓고 피로를 풀고 신체활동을 촉진시킬 목적으로 지압을 행하는 곳들이 있는데 엄밀히 말해 경락이란 용어는 한의학적 전문용어이며 인체를 구성하고 생명을 영위하는 생명선이기에 보거나 만지거나 할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경락위에 경혈이 존재하고 있어 침자치료를 행하는데, 침을 놓음으로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침자치료의 일차목표는 마음을 일깨우는데 있다. 나태하고 병든 마음(경심)을 일깨워 원활한 생명활동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침자치료의 가장 큰 목표이다.




마음은 우리 몸에서 상충하는 기와 하강하는 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들어왔다 나갔다. 인체를 자유자재로 마음이 들락거린다. 그러니까 마음은 한계가 없는 것이다. 지구밖에 달나라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갔다 올 수 있지 않나.




마음이 병든 모습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너무 상충되어 있든지 하함되어 있든지.




현대에 있어 증가추세에 있는 우울증은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은 모습이다. 땅 속이나 바다  속으로 들어가듯이 잠식되어 들어간 것이니 끌어올리는 치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과잉행동장애나 조증같이 방방 뛰는 양상은 마음이 한없이 상충되고 있는 모습이다. 인체의 진액을 보충해주고 상충된 마음을 가라앉히는 치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한의사에게 있어 병을 진찰하고 치료하는 것은 마음을 진찰하고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다. 당연히 아픈 사람이 오게 되면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마음의 상태다.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네 마음을 지키라고 성서에도 나와 있듯이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늘 평상심을 유지하도록 힘쓰는 것이 건강한 삶의 토대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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