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칼럼-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오종쇄

불확실의 시대, 확신과 믿음이 필요하다

지역내일 2010-06-25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나고 3년이 흘렀다. 우리 경제는 그동안 많은 아픔을 겪었지만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보다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는 그리스, 스페인 등의 남유럽 국가들의 부채위기를 만들었다. 또 이들 나라의 문제가 일단락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최근 헝가리 디폴트 우려가 나오고 있어 유럽에서 디폴트 벨트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이렇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각 국의 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은 21세기 시장경제의 본질적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시장의 연결성 때문이다. 중국의 개방과 소련의 몰락 이후 세계는 빠른 속도로 시장경제 시스템에 통합된 것이다. 전 세계 금융시스템이 상호 연결되면서 정보처리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반면, 일단 위기가 발생하자 전 세계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다.


 


또, 경제가 세계화 된 오늘날 이 위기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디까지 이어질지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미국 금융위기도 미 정부의 예측 밖에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벤 버냉키 의장이 2008년 2월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일부 실패는 있겠지만 대형 은행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한 달 뒤인 3월 16일 미국 5대 투자은행 베어턴스가 파산했다. 뒤이어 모기지 업체들의 연쇄 위기가 현실화 됐으며 9월에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 신청을 했다. 이어 세계 최대금융기업인 씨티그룹이 막대한 부실을 기록하며 국유화 되는 등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태로 전 세계 경제는 위기를 맞았다.


 


노동시장도 금융위기로 인한 진통을 겪어야 했다. 미국, 일본, 유럽, 한국 등 많은 국가에서 일어난 경제위기는 노동자의 고용을 불안케 했고, 실제로 많은 희생을 강요했다. 세계 1위 핸드폰 회사인 노키아가 1700명 감원과 순환 근무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했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쌍용차가 총 인원 7147명 중 2385명(33%)에 대한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등 업종을 가리지 않는 고용불안이 야기됐다.


 


더 큰 문제는 노동자들이 이로 인해 받고 있는 고용에 대한 불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이다. 사회 대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불확실성은 사회 전반에 걸친 소규모 경제활동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국가, 세계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확장되어 나갈 것이다.


 


21세기는 경제, 고용 모두가 불확실이라는 불안 요인을 가지고 가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이 불확실을 완벽히 예측하고 대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기업들은 시장위기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일이 불가능함을 직시하는 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위기의 원리를 이해하고 시장과 노동자들에게 불확실에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대처를 해나갈 수 있는 올바른 관점을 세워줄 수 있어야 한다.


위기를 이겨내기는 어렵지만 어떤 경우에도 우리 경제가, 기업이, 노동자의 고용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확신과 믿음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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