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소상공인 성공시대 1.싼동네 열쇠도장인쇄
진심의 열쇠, 고객의 마음 열다
박리다매와 철저한 서비스정신이 성공 비결
<경제가 살아나려면 지역경제가 살아나야 하고, 지역 경제가 윤택하려면 소상공인이 번영해야한다. 수원동탄태안내일신문은 빼어난 경영철학으로 자영업에 임하는 지역소상공인의 사례를 소개 함으로써, 내수 진작과 지역소상공인의 부흥을 돕고자 한다. 본 기획은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창업중인 소상공인들에게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또한 소상공인진흥원에서 실시하는 소상공인 육성책도 중장기적으로 알려드릴 계획이니 많은 성원 바란다.>
‘싼동네 열쇠도장인쇄’(이하 싼동네)의 이기봉 대표를 기다렸던 10분. 그 10분 동안 다섯명의 고객이 점포를 다녀갔다. 기업의 고무인을 파러 온 40대 중반쯤의 남녀, 명함 500장을 찾으러 온 넥타이 멘 남성과 명판을 찾으러 온 남성, 이대표를 만나러 온 50대 사장 등 많은 손님이 점포를 드나들었다. 손님이 왔음을 알리는 출입구의 벨은 끊임없이 울렸고, 주차장쪽 출입구로 쉴틈없이 손님이 오고 갔다. 잠시 후, 출장을 다녀온 이기봉 대표(40.수원시 권선동)를 만나고 나서 그 비밀은 순식간에 풀렸다.
‘물건을 팔았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이기봉 대표는 10년 동안 도장과 열쇠를 주 업종으로 삼고 있다. 이기봉대표의 경영철학은 ‘물건을 팔았으면 책임을 져라’이다. ‘싼동네 열쇠도장인쇄’라는 상호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점포의 열쇠, 도장, 인쇄물은 무척 저렴하다. 목도장도 천원, 열쇠도 천원부터 시작한다. 지금은 없어진 인계동 킴스클럽 내에서 첫 손님을 받았을 때도 천원이었다. 나물 한단, 담배 한 갑도 안 되는 천원에 점포경영이 가능한지 물었다. “사실 이윤은 크게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니까 괜찮습니다.” 박리다매의 경제원리가 적용된 것이다. 도장과 열쇠 가격의 거품을 빼고 싶어서 시작한 천원도장. 모든 도장이 천원이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천 원짜리 도장이라도 정성을 다해서 만든다. 처음엔 동종업계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직한 가격으로 장기적인 이윤을 유지하고자 했던 이대표의 경영철학이 통했고, 지금도 통하고 있다. 수원의 도장과 열쇠의 기본 가격이 5천원선을 넘지 않는 것도 <싼동네>가 형성해놓은 가격 덕택인지도 모른다. “싸다고 질이 나쁜 게 아닙니다.(복사 혹은 제작한)열쇠가 안 맞으면 언제든지 다시 해드립니다. 불편하시면 직접 가서 서비스도 해 드립니다.” 리포터가 기다렸던 그 10분간에도 이대표는 열쇠 애프터서비스를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이사갔던 손님도 다시 찾는 곳, 진심의 서비스를 팔아라~
수많은 단골고객이 생겨났다. 기업용 도장, 즉 사용인감 하나를 1만원에 제작할 수 있는 곳이 전국에서 몇 군데나 될까. 다른 가게에서 사용인감 하나를 제작할 비용으로 ‘싼동네’에서는 서 너개를 제작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기업형 단골고객이 속속 늘어났다. 도장 파러 온 사람들이 열쇠도 자연스럽게 복사하거나 만들게 되고, 지금의 위치(인계동 Ibis 호텔 건너편)로 이전해오면서 명함이나 명판도 제작하게 됐다. 명함 가격 또한 저렴하긴 마찬가지. 일반명함 500장을 기준으로 1만 5천원이다. 가격대비 품질은 고객이 먼저 알아차리는 법이다. 저렴한 가격이라도 품질은 좋다는 걸 알고서 고객들이 찾아와서 맡기고 간다. 멀리 이사 갔던 고객도 일부러 ‘싼동네’를 찾아오고, 거래업체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업체들도 ‘싼동네’를 찾아온다. 입소문의 위력을 새삼 보여주는 곳이다.
지난 2009년에는 ‘싼동네’만의 경영비법으로, 부천에 2호점을 개점했다. 수원에도 체인점을 개점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대표는 “창업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흔쾌히 대답했다. “처음부터 열쇠 깎는 법, 도장 파는 법을 가르쳐드리지는 않을 겁니다. 저는 손님 한 분에게 임하는 자세부터 시작합니다. 싼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비스입니다. 제가 진심으로 고객을 대한다면 그분이 또 다른 분을 모시고 옵니다. 한 분의 고객을 백명, 천명으로 생각하고 일해야 합니다.” 이 직종에 어울리는 사람으로는 단연 ‘서비스 정신이 뛰어난 사람’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출장까지 가서 열쇠가 규격이 안 맞는다거나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참 힘이 들지요. 고객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드리고 끝까지 기분 좋게 마무리해 드려야 합니다. 그게 바로 경험이자 적성이죠.” 세상에 천직이 있다면, 이대표는 천직을 찾은 사람이었다.
기분좋은 서비스, 기분좋은 가게
‘싼동네’의 한쪽에는 800여종의 열쇠가 벽면을 가득히 장식하고 있다. 20대 후반에 배운 도장, 열쇠기술로 결혼도 했고 가정도 꾸렸다. 남편에게 기술을 배운 아내 박순도씨도 이제는 거의 베테랑급 수준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개의 열쇠는 남편이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귀띔한다. 창업을 했던 2000년, 누구의 도움도 없이 가게를 내고 꾸려가느라 고생도 많았다. 하지만 진심은 진심이 알아주는 법인지라, 이제는 흑자경영에 안정 궤도다. 뚜렷한 수많은 직종 중에 왜 열쇠와 도장을 선택했느냐고 질문하자, ‘옷은 계절 지나면 팔기 어렵고, 음식은 신선도가 생명인데 열쇠나 도장은 재고 걱정없어 좋아요’라며 미소 짓는 이기봉 대표. ‘고객의 쓴 소리마저 열린 마음으로 넉넉히 받아들이는 게 상도(商道)’라는 자세에서, 지역 소상공인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권일지 리포터 gen1037@hanmail.net
자본금 : 약 8천만원 (자부담)
창업시기: 2000.5.
성공비결: 1.동종업계 대비 저렴한 가격
2.철저한 품질관리 및 애프터서비스
위치:수원시 권선동 1015-5번지(ibis호텔 건너편)
전화번호 031-237-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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