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

김면유 추소리 화가

나는 어디에서가 온 지구 여행자다

지역내일 2010-06-20
 도심이라는 공간에서 우리가 매일 매일 보고 느끼는 것은 공산품 같은 일상의 연속이다. 도심의 콘크리트 건물은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의 새로운 이면을 탐구하는 예술가들에게는 감성을 가두는 감옥과도 같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은 여행을 하거나 도심 밖 자연을 찾아 나선다. 대청호의 절경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농촌마을 추소리 작업실에 머물고 있는 김면유 화가(49)를 만나러 달려가 봤다.

“그림을 그릴 때 계절을 체감으로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추소리에 와서 작업을 하게 되면 계절의 변화와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도시에선 온갖 소음들이 가득차서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 추소리에 오면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우리다 보면 자아 정체성 정립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김면유 화가의 말이다. 그는 추소리에 와서 평범 속에 비범이 있다는 생각을 정립하게 되었다고. 그도 처음에는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과 같은 풍경을 그렸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추소리를 알게 된 이후로는 넓은 들과 장엄한 산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있는 병풍바위의 기상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그는 “논어에 60이 되면 듣기만 해도 이치를 다 깨닫는다는 말이 있다”며 “50대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자신을 어디에선가 온 지구 여행자라고 소개하는 김면유 화가는 여행에서 만난 많은 친구들과의 흔적을 작품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친구들은 바람, 햇살, 구름 등의 변화에 따라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고. 이처럼 항상 변화무쌍한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느낀 찰라의 느낌을 정리하는 작업이 그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다.


“예술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비빔밥입니다. 여러 가지 재료를 잘 비벼서 하나의 맛을 내야 하는 것이 예술이지요. 예술가는 자신만의 매너리즘에 빠져서 자기만의 해법으로 대상을 정리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예술가는 모든 것을 수용하는 큰 바다의 품이 되어서 그 안에서 자기만의 형식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에게 친구는 자연에 살고 있는 온갖 생명체들이다. 앞뜰에서 자라고 있는 뽕나무, 들풀, 풀섶에서 울고 있는 개구리 등 이처럼 시시때때로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친구들이 전해주는 무언의 메시지를 소중하게 받아 적는다. 그는 사는 방식은 다 달라도 자기만의 생태모습으로 살아가는 자연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김면유 화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는 에로티시즘이다. 그는 대학시절에 우연히 접한 박용래 시인의 시에서 어린아이다움을 느꼈다고. 그때부터 어린아이 마음처럼 되기 위한 해답을 에로티시즘에서 찾았다고 한다. 그는 정신적 이데아와 육체적 이데아가 플러스가 돼서 하나의 연을 만드는 것을 애로티시즘이라고 정의한다. 즉 빨간색에 파란색을 끼얹었을 때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정신적 이데아와 육체적 이데아가 공존하는 에로티시즘의 경지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모든 예술은 자기 삶에서 자기만의 구원이라는 절대적 정의를 자기화하면서 하는 모든 행위라고 덧붙였다. 김면유 화가는 명석고등학교 미술선생님으로 재직하면서 꾸준히 자신의 작품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조용숙 리포터 whdydtnr71@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