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 여왕 ~ 최성숙씨

“제 직업은 ‘주부’랍니다.”

주부는 ‘남편과 아이들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구심점

지역내일 2010-06-16


   우리는 ‘매일 먹는 밥, 늘 함께 하는 가족, 반복되는 일상’에 대해 얼마나 감사하며 정성을 다하고 있을까? 남편의 웃음과 아이들의 미소에서 존재감을 발견하며 남다른 식생활을 꾸려가는 최성숙(석사동)씨의 일상을 살짝 들여다보았다.


매끼니 식사는 정성스럽게
   아침 6시. 바쁘게 학교로 나서는 ‘입맛 없어 하는 아이들에게 오늘은 무엇을 해주지?’ 생각을 하며 그녀는 냉장고 문을 연다.(냉장고는 50%이상 채워져 있지 않다. 필요한 식재료를 조금씩 사서 바로 바로 소비하기 때문이다. 생선이나 고기를 냉동실에 보관할 경우에도 2주를 넘기지 않는다.) 미리 준비해 얼려 놓았던 죽을 해 줄까, 어제 만들어 놓은 매쉬드 포테이토를 넣은 샌드위치가 나을까, 과일 쥬스나 미숫가루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침을 먹고 나가는 아들 지훈이의 뒷모습을 보며 “어쩜, 뒷모습도 저리 멋있지?”라고 말해 준다. 아들은 “엄마는..”하고 겸연쩍게 웃지만 기분 좋은 얼굴로 나간다.
   남편은 매일 밥을 먹는다. 그런데 오늘은 출장이란다. 김밥도 좋아하지만, 가는 도중 먹을 수 있게 오늘은 생유부를 졸여서 초밥과 시원한 냉커피를 싸 주었다. 그녀는 딸 지현이를 위해 중고등학교 6년 동안 도시락을 쌌다. 만만치 않은 일이었지만, ‘엄마가 해 준 밥이 제일 맛있다’며 먹는 모습에 그녀의 힘겨움은 사라진다.
   외출을 했다가 4시쯤이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조급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다. 저녁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결혼 초부터 가족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자신의 레시피로 소화하여 잘 할 수 있는 요리가 4-50개가 넘는다. 돼지고기 식재료 하나만으로도 튀겨서 소스를 발라 졸이거나, 샐러드, 장조림, 불고기, 탕수육 등 요리 방법이 얼마나 다양한가! 2시간여의 정성으로 준비한 식탁을 보며 그녀는 행복하다. 남편이 “역시 당신이 해준 밥이 최고야” , 아이들이 “엄마가 해준 저녁이 제일 맛있어”라고 말해 줄 것을 알기에.     


 집안 살림은 즐겁게
   ‘딩-동’하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곳곳에 놓인 퀼트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최성숙씨는 필요한 소품은 거의 퀼트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주방으로 시선을 돌리니 ‘최의 키친,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고 레터링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그녀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재미없는 가사 일을 즐기며 한다. 집에 있는 다양한 머그컵이나 찻잔에는 이야기와 추억이 있고 한쪽을 장식하고 있는 예쁜 냉장고 자석들이 그녀를 미소 짓게 한다. 묵은 접시를 닦을 때면 ‘뽀득 뽀득’하게 닦이는 느낌을 즐긴다. 최성숙씨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식사준비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그녀는 한식은 기본으로 퓨전요리며 파스타 요리까지 하나의 식재료를 갖고도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손님상을 차리듯 매일의 식단이 그림 같은 요리로 준비된다는 것이다. 그녀가 “남편과, 아이들이 집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남편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낮에 들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억해 말해주고, 아이들에겐 늘 ‘너무 멋져, 너무 이뻐’라고 칭찬을 아낌없이 주는 엄마가 있는 집이 어찌 안 좋을 수 있겠는가!


   친정아버지로부터 늘 칭찬을 들으며 자란 최성숙씨는 “집에서 뭐 해?”란 소리를 들을때면 화가 난다고 했다. 그녀는 “가족의 구심점에 주부가 있고, 남편과 아이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힘은 가정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터인 부엌을 쾌적하게 꾸미며, 일상의 지루함을 털어버리기 위해 늘 노력하는 최성숙씨는 당당하게 말한다. “제 직업은 주부예요.”


이수현 리포터 ley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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