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여기저기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막상 ADHD 혹은 그 증상의 핵심을 이루는 주의력 결핍, 충동성, 산만함과 과잉행동 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가 않은 것 같다.
인류에게 필수적(?)이었던 ADHD 증상들
사실 ADHD는 현대인의 질환일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은 산업사회 더 나아가 지식정보사회가 아니라면 주의력이 떨어지거나 충동적이거나 산만하고 과다한 행동이 꼭 병적인 증상으로 여겨지지는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 천년 전, 수렵과 채취로 살아가던 우리의 조상들은 항상 주변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했고, 그런 상황에서는 한 군데에 집중하거나 조심스럽게 판단하는 능력보다는 항상 주위에 대해 모든 감각이 열려있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비교우위에 있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농경사회에 오면서 다소 변화가 생기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사람은 소수로 한정이 되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가면 되었기 때문에 주의력 결핍이나 충동성, 산만함과 과잉행동이 꼭 병이 되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 사회는 이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현대산업사회는 정해진 체계와 규칙에 의하여 조직적으로 움직이게 되었고 충동적이거나 산만한 사람은 이러한 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또한 지식과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주의력이 부족한 사람 또한 사회의 흐름을 따라가고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갈수록 어렵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주의력
이러한 현대의 지식정보사회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책상에 오래 앉아 있으면 성적이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결과가 좋을 가능성이 크기는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 또한 넘쳐나고 있다. 오히려 역작용을 빚는 경우도 허다하다. 왜 그럴까? 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의 양이 많아지고 학습내용이 고급화되고, 논리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게 되면 아이 또한 고도의 주의력을 필요로 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의력이란 필요한 자극을 얻기 위해 외계를 검정하는 적극적이고 선택적인 어떤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외부 자극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 받아들여진 자극에서 중요하다고 선택된 것에 대한 집중적인 주의를 기울이는 힘, 받아들여진 자극을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해석하는 과정 등을 거쳐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 과정 중에 어느 한 곳이라고 취약하게 되면 주의력이 떨어지게 된다.
주의력은 지능지수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지능지수가 높아도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이 있는데 이러한 아이들은 보통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는다. 또한 부모님들은 주의력에 대해 물어보면 ‘우리 아이는 책상에 오래도록 앉아서 꾸준히 공부를 잘하는 아이니 주의력에 문제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아이는 지구력이 좋을지는 몰라도 주의력이 좋은지 여부는 알 수가 없다. 주의력은 자극을 받아들이는 고도의 인지과정에 속하는 것으로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위한 제언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의 경우 제 때에 적절한 학습요령을 터득하지 못해 학년이 올라가면서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초등학교 시기는 지식을 직접 배우기도 하지만, 지식을 받아들이는 요령과 기술을 배우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기에 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많은 양의 공부만 일방적으로 요구 받을 경우 적절한 주의력의 향상과 학습요령에 대한 터득이 이루어지지 않아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주의력이 취약한 면이 있다면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아이에게 맞는 학습방법을 찾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성취라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그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지금은 늦어 보일지 몰라고 나중의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성취에는 칭찬이 따라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주의력 유지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은 임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두뇌기능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 주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혹시라도 ADHD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사와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BFC,학습연구소
김재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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