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테크닉을 가르치는 일이 아닌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일이죠.”
대개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그림을 잘 그리면 좋아하지만 입시위주의 교육현실 속에서 그 시기는 유아기에서부터 초등저학년까지로 한정을 시킨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미술에 할애하는 시간을 ‘국`영`수’라는 중요과목이 차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길러주고 마음을 읽어내고, 또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는 미술의 큰 효과를 버리는 우매한(?)일을 벌이고 만다. 하지만 ‘정혜승미술교실’의 ‘정혜승’이란 선생님을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까지도 최소한 중학교까지, 또 어쩔 수 없이 그만둬야하는 상황이 되어도 자주 연락하고 만나며 선생님과 함께 하길 원한다. 이렇듯 인생이란 긴 의자에 많은 이들을 앉혀 놓고 즐거운 여행을 하는 ‘정혜승’이라는 인물이 궁금해 만나 보았다. 내리쬐는 강렬한 햇볕에 반사적으로 그늘을 찾게 하던 평일 오후, 만난 정혜승(32`전민동) 원장. 그 환한 웃음이 무더운 여름날 내리는 소나기처럼 기분 좋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그는 미대(서양학과)를 졸업하고 석사 과정을 하던 중 평소에 존경하던 교수님이 안식년에 들어가시는 바람에 함께 쉬게 됐고, 그 시기에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기 시작했단다. 어떤 비결이 있기에 아이들과 그렇게 소통이 잘되는지를 먼저 물었다.
“아이들은 워낙 순수해서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대해주면 그 이상을 주죠. 그림을 그리면서 대화를 많이 하는데 아이들을 이해하고 또 조언해 줄 일이 있으면 하고, 시간 허락 될 때 같이 간식 만들어 먹고......아참, 아이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미술심리치료사 과정도 공부했어요.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별다른 비결이 없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엔 아이들을 예뻐하고 사랑하는 표정이 가득하다. 그 사랑을 순수한 마음의 아이들이 바로 읽어내는 것은 당연지사 아닐까.
그는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도 아이들의 내재된 마음을 이끌어내 스케치북에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제가 어릴 적 미술학원에 다닐 때 어떠한 그림을 주고 그대로 그려내는 교육을 많이 받았어요.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지만 전 개인적으로 싫더라고요. 그림은 자신의 마음과 스트레스까지 풀어낼 수 있는 휴식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아이들의 이야기를 끌어내 스스로의 이야기를 스케치북에 그려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형태는 없어도 추상화에 작가의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 듯 스트레스를 받아 기분이 나쁘거나 또 반대로 기분이 좋을 때 그 느낌을 스케치북에 낙서를 하든 물감을 칠하든 마음껏 표현하라고 그래요. 제 방법은 금방 눈에 띄게 그림 실력을 키워주지는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창의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실력이 업그레이드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믿거든요.”
그와 함께한 오후는 ‘그림이 테크닉을 가르치는 일이 아닌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일’이라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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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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