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

대전작가회의 김희정 사무국장

시인이라면 더듬이가 발달되어야 한다

지역내일 2010-06-13
 2002년에 충청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데뷔한 뒤 2003년에 시와정신 신인상에 당선된 김희정(43) 시인. 그는 시인이라는 이름 뒤에 대전작가회의 사무국장이라는 직책 하나를 더 추가했다. 요즘처럼 어수선한 소통부재의 현실 속에서 작가회의 사무국장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고라 폐인으로 살았다. 그곳에서 이웃의 삶을 만났다. 촛불도 만났고, 기륭전자도 만났고, 용산참사도 만났다. 5월 23일 아침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만났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아파 보였다.” 
그의 두 번째 시집 『아고라』‘시인의 말’에 나와 있는 구절이다. 김 사무국장은 자신이 쓰는 시의 기본 뿌리를 리얼리즘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시 쓰기는 내 가족, 내 이웃, 친구, 사회, 국가 차원으로 넓혀지는 과정이었다”며 “그래서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도 ‘시인이라면 더듬이가 발달되어야 한다”는 조언이라고. 무릇 시인이라면 외부상황에 빨리 반응하고 깊게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더듬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시간이 허락 된다면 현실 참여도 중요하다. 현실 참여가 어려우면 최소한 책을 통해서라도 고민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이런 시간을 갖지 않으면 시인의 더듬이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시 쓰는 일도 어려워진다. 세상을 향한 더듬이가 없는 시인은 죽은 시인과 마찬가지라고 조언한다. 
“스물 아홉에 문학을 시작했어요. 동기들에 비해 한 10년 정도 늦게 시작한 셈이지요. 문학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10년이란 시간동안 이 사회의 바닥이라는 곳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느꼈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었어요. 하지만 제가 대전대학교에 입할 할 당시만 해도 문예창작학과가 처음 생긴 때라 소설담당 교수님이 안 계셨어요. 그래서 처음엔 시와 소설을 병행하다가 지금은 시 쪽으로 기울게 되었지요”학창시절엔 습작시로 벽을 도배해 놓고 눈에 뛸 때마다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면서 치열한 습작과정을 거쳐 왔다고 한다. 그는 비록 문학청년 시절을 거치지 못한 채로 문학에 뛰어들었지만 문학 활동에 가장 큰 자양분이 되었던 이십대의 방황기가 있었다고. 누구보다도 좋은시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그는 이면우 시인의 ‘화엄경배’처럼 사물과 소통하는 시를 좋은시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작가에게 있어 작가의 본문인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한 내공이 중요하다. 그래서 추진하고 있는 행사들로는 대전, 충남 작가회의 회원들이 한데 모여서 문학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여는 것이라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행사로는 대전, 충남 작가회의 회원들이 년에 4회 정도 만나는 문학마당 행사다. 이를 위해 봄에는 계룡산 동학사에서 1박 2일 행사를 가졌고 여름에는 안면도에서 1박 2일 행사로 충남에서 초청하는 형태로 문학마당을 열어보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좋은시를 쓰는 것이 시인의 본문이라고 말하는 그를 밖으로 불러내는 현실에 대해서도 외면할 수 없다는 김 사무국장. 최근 그의 일상 속에 새롭게 끼어든 것이 작가회의에서 펼치고 있는 4대강 공사 강행에 따른 ‘금강 살리기 예술인 선언’을 비롯한 여타의 활동들이다. 작가들은 작품에 몰두하고 내면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작가들이 나설 수 밖에 없는 현실 정치상황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조용숙 리포터 whdydtnr71@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