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무쌍 모자의 일본 여행기

남편 없이 아이 데리고 떠나는 ‘기쁨 두 배’ 큐슈 여행

지역내일 2010-06-12
  훌쩍 떠나고 싶다고들 한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따분하고 외로운 삶에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사람들은 ‘여행’이라는 두 글자를 해답처럼 가슴에 새기곤 한다. 때를 기다렸다. 여행의 ‘혹’이던 아들이 어느새 훌쩍 자라 파트너를 자처한다. 그래 떠나보자. 아들과 단 둘이 떠난 3박 4일 일본 자유여행. 남편 없이 떠나 왠지(?) ‘기쁨 두 배’였던 여행기를 소개한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을 데리고 떠난 여행지는 일본의 기타큐슈와 유후인이었다. 유적지와 아기자기하게 즐길 거리가 많은 한편, 일본 고유의 여관인 료칸에서 온천과 함께 일본의 전통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보고 즐기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가고 싶은 여행지를 선택한 후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것이었다. 기타큐슈 3박 4일 여행상품을 택한 뒤 그 중 1박을 유후인 료칸으로 바꿔 추가요금을 냈다. 또한 가고자 하는 곳을 편리하면서도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JR패스(일본철도패스)도 구입했다. 이제 남은 것은 낯선 나라로의 일상탈출! 자, 출발이다.




Day1 볼거리 먹을거리 많은 리버워크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을 타고 기타큐슈공항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25분. 다시 공항버스를 타고 호텔에 체크인 한 후 호텔버스를 타고서 고쿠라역에 당도했다. 고쿠라의 기타큐슈 시청 앞은 과거와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해자(垓子)를 경계로, 유서 깊은 고쿠라 성과 복합 상가인 리버워크(River Walk)가 한 장소에 서 있다.


  여행 첫날의 날씨는 마치 맑은 가을처럼 상쾌했다. 내일 구경할 고쿠라성을 뒤로 한 채 청아한 하늘 아래 아이와 함께 발걸음을 리버워크로 향했다. 가는 중간 시장기가 밀려와 잠시 초밥집에 들러 배를 채웠다. 메뉴는 그 집에서 두 번째로 싼 1250엔짜리 세트메뉴. 연어, 참치 등 두툼한 회와 부드러운 달걀을 얹은 초밥을 먹고 나니 “오이시(맛있다)!”란 말이 절로 나온다.


  리버워크는 유명한 건축가가 디자인한 상점가로 세련된 가게와 푸드코트, 미술관 등이 입점해 있다. 또한 입구에 조성된 분수가 유명한데, 정시마다 분수쇼가 열려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볍게 ‘눈쇼핑’을 한 후 들린 곳은 우오마치 긴텐가이(魚町銀天街). 일본 최초의 아케이드로, 비가 와도 쇼핑할 수 있도록 지붕이 있고, 점포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것이 특징이다. 일본 특유의 이색 간판과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구경하고, 자판기에서 음료수도 뽑아 마시며 아들 손을 잡고 천천히 걸었다. 떠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를 만끽하면서.




Day2 유서 깊은 고쿠라성&색다른 정취의 모지코로 가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어떻게 온 여행인데 잠자는데 시간을 너무 낭비할 수는 없었다. 오늘의 첫 일정은 고쿠라성과 고쿠라정원 관람. 이중 고쿠라성은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특히 깎지 않은 자연석으로 쌓아올려 소박하면서도 호쾌한 성의 돌담 풍정이 인상적이었다. 기왕 온 것 아이 교육을 위해 입장료를 내고 성 내부를 들어가 봤다. 중국 당나라 양식으로 지어졌다는 내부는 박물관처럼 운영되고 있었는데, 어른 입장에서 특별히 재미를 느낄 요소가 없었지만 아이는 제법 흥미로워했다.   


  고쿠라성을 나와 향한 곳은 무사의 가옥을 재현한 고쿠라정원. 넓지는 않지만 연못과 섬, 다리가 옹기종기 배치돼 있고, 고쿠라 성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는 일본의 전통적인 목조 주택이 있다. 햇빛이 좋은 정오에 아이와 함께 호젓하게 초록 빛깔 가득한 정원을 거닐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단지 미안한 것은 남편 생각이 그다지 나지 않더라는 것.


  관람을 끝내고서 바로 모지코로 이동했다. 오래전 ‘대륙항로의 현관’이라 불리며 번영한 작은 항구 도시 모지코는 역사적 건조물이 많이 남아있고, 옛 정취가 가득한 풍경, 그리고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가 있어 여행객들에게 좋은 관광자원이 돼 주고 있다. 이곳에서 점심식사로 유명한 야끼커리와 맥주 한 잔을 한 후, 천천히 산책하고 사진 찍고 ‘케로로’ 핸드폰고리 기념품 등도 사며 시간을 보냈다. 다리는 피곤했지만 마음은 느슨했던 오후였다.


      


Day3 한 폭의 그림 같은 유후인에서의 료칸체험


  셋째 날은 오래 전부터 벼르고 벼려왔던 유후인의 료칸으로 향했다. 일본 3대 온천 중 하나인 큐슈의 작은 온천마을 유후인으로의 이동은 숲 속을 달리는 리조트 특급열차 ‘유후인노모리’를 이용했다.


  두 시간의 기차 여행을 멈추고 내려선 유후인. 마을 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예쁜 이곳은 ‘이웃집 토토로’ 캐릭터 숍부터 에스닉 잡화점까지 다양한 숍이 좁다란 골목 사이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있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예약한 료칸에 짐을 푼 뒤 아이와 손을 잡고 유후인을 대표하는 긴린코 호수를 향해 걸어갔다. 유후인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는 명소답게 호수는 녹음을 품은 연둣빛 물빛과 산, 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다시 료칸으로 오는 길에 이곳의 유명한 먹을거리인 ‘허니 아이스크림’과 ‘금상 고로케’를 맛봤다. 아들이 먹는 내내 엄지손가락을 곧게 세운다.


  료칸은 편안한 잠자리는 물론 식사와 온천이 제공되는 이상적인 숙소다. 또한 바닥에 다다미가 깔린 다다미방에서 지낼 수가 있어 일본 전통 문화체험을 경험하기에 그만이다. 사시미, 생선구이 등 호사스럽기 그지없는 가이세키(會席) 요리를 뚝딱 비우고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온천욕을 즐겼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는 노천탕의 묘미에 그저 행복할 따름이었다.  




Day4 마음속에 행복 담아 집으로


  아침을 먹기 전 료칸에서 한 번 더 온천욕을 했다. 메뉴는 저녁과 달리 간소한 편. 체크아웃한 후 다시 열차를 타고 오이타를 거쳐 고쿠라역에 도착했다. 비행기를 타기 전 식사를 해결해야 했기에 리버워크에서 성인기준 1000엔 짜리 샐러드바를 이용한 뒤 공항으로 향했다. 만약 자투리 시간이 남는다면 공항 내 마련되어 있는 족탕에서 족욕(성인 100엔)할 것을 권한다. 짤랑거리는 일본 동전을 해결하며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맛이 쏠쏠하다. 아들과 함께 한 일본여행의 마지막 자락. 길지 않은 일정인데 마음속에 추억이 찰랑거린다. 오랫동안 둘 사이에 행복 기류가 흐를 게 분명하다.




box) plus info! 
여행경로_ 인천공항에서 제주항공타고 기타큐슈에 도착해 1박-고쿠라성, 고쿠라정원 관람 후 모지코로 이동, 구 모지 미쓰이 클럽 등 관람하며 1박-고쿠라역 출발 하카타역 도착 후 유후인으로 출발, 도착 후 긴린코 호수 관람 뒤 료칸 1박-유후인 출발 고쿠라역 도착 뒤 기타큐슈공항에서 서울행


소요경비_ 어른 한 명과 어린이 한 명에 1,078,000원(JR패스/유류할증료/보험비 포함)


윤영선 리포터 baass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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