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과 차향이 머무는 곳 ‘뿌리깊은나무’

지역내일 2010-06-09

 
 16일(수) 단오날 부채에 글씨 써주기 행사 열어


 차사랑방 ‘뿌리깊은나무’는 향이 머무는 곳이다. 그윽한 묵향과 차향이 어우러져 정갈하면서도 구수하다. 뿐만이랴 음악도 들을 수 있고 독서도 할 수 있으니 요즘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다는 멀티플렉스, 복합문화공간이다.
서예가 해범 진영세 선생이 운영하는 문화공간이다. 40여평의 공간을 야무지게 꾸며놓았다. 중앙엔 정성스레 먹을 갈아 한 자 한 자 한지를 채워가는 사람들이 있고 한쪽에서는 차를 마신다.
녹차부터 보이차 등 중국차, 실론차가 있다. 한 켠에 만 여권의 책이 구비돼 있는 독서방이 있고, 벽 쪽엔 천 여개의 음악CD가 준비 돼 있다.
 가을부터는 수준있는 문화강좌도 열린다니 반가운 일이다. 한학의 권위자인 한학자 이창호 선생이 한문학 강좌를, 문인화가 하연송 선생이 문인화(사군자) 강좌를 진행한다. 또 김보한 시인의 시 창작법, 김혜경 다도예절 전문강사의 다도예절, 서예가이자 사경가인 진영세의 사경, 다대교회 김수영 목사의 대체의학 강의도 준비 돼 있다. 이밖에 한국의 현대사 강좌도 야심차게 계획 중이다.


‘차는 군자와 같아 본성이 맑다네’



 손님이 오니 진 대표는 반가운 마음에 차 물을 데운다. 새벽에 노자산 혜양사에서 길러온 물이란다. 물을 데웠으면 식혀야한다. 차는 적당한 온도가 중요한데 좋은 차일수록 낮은 온도의 물로 차를 우려낸다.
차가 낯설은 리포터에게 살짝 다도를 알려주시는 자상함도 보인다. 찻잔을 들어 천천히 음미하니 구수한 향이 머리를 맑게 하고 속을 씻어준다. 구수한 맛에 놀라 차이름을 묻자 우전차라 한다. 녹차를 찻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우전 세작 중작 대작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이른 시기에 수확한 우전이 품질이 좋고 떫은맛이 덜하다한다.
 차사랑방을 열게 된 계기를 묻자 일전에 초의선사는 ‘동다송’에서 ‘차는 군자와 같아 본성이 맑다’ 노래했고 서예는 오랜세월동안 자신을 갈고 닦는 자기연마의 예술이라 답한다. 그러고 보니 좋은 차는 오랜 시간 함께해도 그 오묘함에 깊고 서예도 먹을 가는 것조차 마음을 비우는 정신수양의 과정으로 천천히 시간을 들여야하는 것을 보니 서예와 차는 친구처럼 닮은 것 같다.
 그러고보니 ‘뿌리깊은나무’에 가서 빼먹지 말아야 할 것 한가지를 놓칠 뻔했다. 해범 선생의 서각 문인화 사경작품 등 전시된 소장작품을 감상하는 일을 잊어선 안된다. 묵향을 통해 깨달은 선생의 삶의 지혜와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진 대표는 “서울에 느티나무가 사람들에게 쉼터이자 생각을 공유하는 공간이듯이 뿌리깊은나무가 거제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옥 리포터 oxygen0801@naver.com
위치 거제시 공공청사 건물 맞은편 도미노피자 2층
055)63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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