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소외계층이자 사회적 약자인 여성장애인들의 상당수가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어 우리의 사랑과 관심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사람 좋아 보이는 넉넉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던 김 사무국장은 여성장애인 성폭력에 어느 정도 노출되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여성장애인의 2/3 정도가 삶을 살아가면서 성폭력을 당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고 그 중 지적장애인이 80%를 차지한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대전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이렇듯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여성장애인의 인권과 권익보호를 위해 지난 2006년 창립총회를 거쳐 개소했다. 하지만 김 소장은 개소에 앞서 2004년부터 비공식적으로 이미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그가 사는 지역에서 성교육을 시작하고 있었다.
“당시 다니고 있던 직장을 사직하고 목회자인 남편을 돕고 있는 와중에 같은 동네에 살던 지적여성장애인이 성폭력을 당한 일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여성장애인은 성폭력을 당한 것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성폭행을 한 남자는 자랑하듯이 떠들고 다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됐어요. 그 모습을 보고 난 후 같은 여자로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꼈고 제 주변의 지적여성장애인들만이라도 모아놓고 성교육을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러한 시간을 거쳐 지금의 대전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상담소에서는 지적여성장애인 및 초·중·고 특수학급 학생 등을 대상으로 동영상이나 그림, 인형극 등을 통해 무료로 성교육을 실시하고 실제 성폭력을 당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정신과 진료 및 법률 지원 등을 하며 그들의 인권과 권익보호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아무래도 지적수준이 낮기 때문에 교육에 어려움이 많아요. 하지만 반복 교육을 하다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 성에 대해 인식하고 성폭력에 대처하려는 의지가 보여요. 그럴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껴요. 하지만 성폭력을 당한 여성장애인들과 법정에 서더라도 대부분 증거가 부족해 상대방이 무협의 처리될 때는 너무 속상하고 가슴이 아프죠.”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은 비장애인에게도 그렇듯 대부분 면식이 있는 지인들에 의해 저질러진다. 또 지적능력이 떨어지기에 낯선 사람이 친절하게 접근을 시도하면 어느새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들에겐 ‘아는 사람’이 되어버려 쉽게 성폭력에 노출되곤 한다.
김 소장은 그래서 더더욱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이고 정기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일들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또 뜻이 있는 개개인들의 후원이 절실하다. 장애인을 위한 단체이기에 정부차원에서 충분한 지원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 지원은 거의 없고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지원을 받는 것 외에는 개인 후원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김 소장은 “여성장애인들이 성교육고 상담 등을 통해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지역민들의 사랑과 관심, 물질적 후원을 당부했다.
오는 6월4일에는 서대전 광장 야외공연장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개소 3주년 기념 문화제 개최를 앞두고 있다.
문의 : 223-2361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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