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탕, 황설탕, 흑설탕… 제대로 사용하기

똑같은 단맛? 알고 보면 당도부터 달라!

지역내일 2010-06-07 (수정 2010-06-07 오전 10:04:53)


 


어느 집이든 주방에 두세 종류는 갖추고 있는 설탕. 백설탕, 황설탕, 흑설탕… 똑같은 단맛인데 설탕의 종류는 갖가지다. 색상은 다르지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무심결에 자주 사용하는 설탕,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알아봤다. 

‘정제→결정→포장’ 거치며 색상, 당도 달라져
백설탕, 황설탕, 흑설탕, 분당, 슈거파우더, 그라뉴당… 종류도 다양한 설탕,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어차피 다 똑같은 단맛인데 과연 차이가 있을까? 모든 설탕은 열대지방 사탕수수와 온대지방 사탕무의 당액이나 원당을 주원료로 해 같은 단맛을 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고 맛을 음미하면 몇 가지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색상과 당도. 설탕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정제→결정→포장 단계를 거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색상과 당도가 달라진다.
설탕의 제조 과정 중 맨 처음 만들어지는 것은 백설탕이다. 원당(사탕수수를 분쇄·압착해 얻은 즙을 1차 정제해 나온 설탕 입자)을 정제할 때 사용되는 숯이 불순물을 걸러내면서 원당 속의 색소도 뽑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다음에 만들어지는 게 백색과 흑색의 중간 즈음인 황설탕이다. 불순물을 걸러낸 원당을 계속 농축하고 결정체를 만드는 공정을 반복하면서 열이 가해져 흰색이 황색으로 변하는 것. 정제 과정에서 맨 마지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흑설탕이다. 흑설탕을 만들 때는 캐러멜을 첨가해 독특한 맛과 향이 난다. 이는 설탕 봉지 뒷면 성분 표시를 봐도 잘 나타나는데, 백설탕과 황설탕은 ‘원당 100퍼센트’, 흑설탕은 ‘원당과 캐러멜’로 적혀 있다. 때문에 흑설탕은 기타 설탕으로 표기된다. 색상의 변화는 곧 당도의 차이를 의미한다. 당도가 가장 높은 것은 백설탕으로 99.7퍼센트 이상이며, 뒤를 이어 황설탕이 97.0퍼센트, 흑설탕은 86.0퍼센트다. 흑설탕의 경우 진한 향과 색상을 위해 캐러멜 시럽을 혼합해 보다 촉촉하다.

특성 따라 쓰임새도 제각각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천연 감미 식품으로 알려진 설탕은 여러 음식의 맛을 낸다. 중요한 것은 설탕의 종류별로 당도와 색상이 다르듯 그 쓰임새도 다르다는 사실이다. 당도가 가장 낮은 흑설탕은 무기질이 함유되어 조리 시 특유의 향과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색을 진하게 하는 호두파이 등 제과에 잘 어울린다. 정제 과정에서 2차로 생산되는 황설탕은 독특한 미각이 풍미를 돋워 쿠키 종류에 사용하기 안성맞춤이다.
반면 입자가 작고 순도가 높은 백설탕은 담백한 단맛은 물론, 재료의 본색을 내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다.
각종 요리는 물론 디저트, 음료 등에 다채롭게 사용된다. 활용도가 높다 보니 음식에 알맞게 분당, 슈거파우더, 그라뉴당 등 다양한 타입으로 개발되었는데, 흔히 분쇄한 분당이나 슈거파우더 같은 분말 타입은 수분 함량이 낮아 바삭한 쿠키 종류나 데커레이션 등에 활용하기 좋다. 특히 분당은 빙과류, 껌, 양과자에 주로 사용된다. 시간이 지나도 녹거나 뿌옇게 변하지 않도록 밀 입자에 유지를 코팅한 데코스토우 역시 백설탕의 한 종류. 쉽게 변치 않아 제과 제빵에서 장식용으로 사용하기 좋다. 백설탕에 비해 순도가 높은 그라뉴당은 콜라를 비롯한 많은 음료에 사용돼 ‘콜라당’이라 부르기도 한다. 광택이 있고 녹기 쉬워 음료 제조 시 사용하기 좋으며,제과 제빵에도 가장 많이 사용된다.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자료 대한제당협회·식품의약품안전청
설탕에 대한 궁금증 3
Q1 설탕과 올리고당,
요리당 조리 시 사용량은 같다?
각각 다르다  세 가지는 각기 제조 방법이 다르므로 조리 시 사용량도 달라야 한다. 올리고당은 백설탕으로 만든 액체 감미료로, 단맛이 설탕의 40퍼센트에 불과하다. 결국 설탕과 같은 단맛을 내기 위해선 2.5배 더 넣어야 하는 것. 요리당은 원당이 주원료로 포도당과 과당, 설탕, 올리고당 등을 적절히 조화시킨 것이다. 일반적으로 물엿 대용으로 사용하며,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설탕만큼 달아 설탕을 추가로 넣지 않는다.

Q2 점점 노란색을 띄면 버려야한다?
위생상 문제는 없다  설탕을 보관하다 보면 종종 노랗게 변색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와 사탕무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이 설탕 속에 극소량 남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아미노산이 당을 만나 ‘아미노 카르보닐’이라는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 이 반응에 따른 변색은 위생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와 접촉하거나 온도가 높으면 변색의 속도도 빨라진다. 또 설탕은 습한 곳에 두면 결정체가 풀려 녹을 수 있고, 제조일자가 오래된 제품은 딱딱하게 굳을 수도 있다. 시큼한 냄새가 나거나 물에 녹였을 때 희뿌연 연기 같은 게 나면 변질된 것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Q3 설탕에는 유통기한이 없다?
유통기한 없이 판매 가능  수분이 8퍼센트 이하로, 수분 활성도가 매우 낮은 설탕은 대표적인 ‘유통기한 표시 생략 제품’ 중의 하나다. 설탕처럼 당의 농도가 높으면 삼투압 때문에 미생물이 자랄 수 없어, 그만큼 세균 오염과 변질, 부패의 우려가 낮아진다. 식품위생법상 유통기한 없이 판매가 가능한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흑설탕처럼 제조 공정상 수분(시럽)이 첨가된 경우엔 유통기한을 3년 정도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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