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단주를 위하여 의료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잘 모른다. 왜 자제가 안 되는 과음 행동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가? 그리고 왜 도움 받을 생각을 않는가?
폭식이나 신경성 식욕 부진과 같은 섭식 장애를 비롯하여 도벽, 성 도착, 병적 도박 등 각종 행동 장애를 정신과적인 병으로 인식하여 받아들인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과음의 문제는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의지나 도덕이나 법적 구속력만으로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내 이는 사람들의 정신 활동의 문제로 받아들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아직도 단주를 위하여 정신과에 입원하여 치료받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많다. 무언가 오해가 많기 때문이다.
한 번도 정신과에 입원하여 치료받아보지도 않았고,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잘 알아보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신과 입원을 여러 가지 잘못된 선입관과 오해로 단정해 버리는 수가 많다. 이 때문에 더 빨리, 적절한 치료적 개입 시기를 놓치는 수가 흔하다.
최악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게 되는데 이미 여러 가지 상황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제부터 완전히 끊는다 해도 이미 간경화 상태라면 완전하게 회복하기 어렵고, 가정이 해체된 다음에 다시 모여 살기를 기대할 수 없다.
달리 어쩔 수 없어서 또는 강제로 입원한 경우가 흔하다. 그럴지라도 얼마간 입원 생활하며 제대로 치료받고 퇴원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인식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곳도 역시 사람들이 사는 곳, 바로 환자의 회복을 돕는 병원일 뿐이다. 그 장소와 시설, 그곳에 입원한 사람들,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 모두 그렇게 두려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다. 오히려 그곳의 환자들이 사회에서 탈 없이 잘 적응하며 지내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착한 것 같다고 하는 수가 많다.
일반 병실과 달리 출입과 가족 면회 같은 약간의 제한이 있는데, 이런 조처가 당사자를 구금하고 처벌하여 응징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큰 오해다.
사실 이는 얼마 동안 불필요한 사회·심리적 자극으로부터 보호하자는 뜻이다. 그곳은 어디까지나 생활하면서 배우면서 치료와 재활을 도모하는 공간이며, 모든 것을 마음으로부터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허용하고 격려하는 생활공간이다. 결국 마음을 잘 닦아야 단주를 잘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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