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과 인생

지역내일 2010-05-28

결혼도 일종의 계약이다. 그런데 같이 평생을 살기로 약속하였지만 도저히 같이 살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부부 사이의 불만은 종류도 여러 가지다.
남편이 부인보다 개를 더 좋아한 경우도 있다. 사랑하던 개가 다쳐 갈비뼈가 부러져 사망하자 상심한 나머지 운영하던 병원의 문을 2주일이나 닫았던 의사 남편도 있었다. 결혼하는 날 같은 방을 쓴 이후 각방을 쓰면서 부인과의 성 관계를 하지 않은 남편도 있었다. K대를 나온 남편은 금욕의 청빈한 삶을 강조하면서 각방을 사용하였고 부인이 연애 소설을 읽는 것도 못마땅하게 생각하였다.
어떤 남편은 자신이 평소 공공근로를 다니면서 사용하는 전기  톱에 시동을 걸어 부인에게 들이댄 적도 있다. 톱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잘라서 파묻어 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어떤 남편은 부인이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고 아파트 문 안쪽에 자물쇠를 만들어 잠근 다음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후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 잠을 자기도 했다.
또 어떤 남편은 부인이 직장에서 돌아왔을 때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1시간을 기다리면서 열쇠 따는 사람을 불러 들어가 보니 남편은 거실에 누워서 피자를 시켜 먹고 콜라를 마시면서 TV를 보고 있었다.
부인이 남편이 용돈 중 1천원이라도 그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면 “어떤 년 00에 돈을 처박았냐”고 구박하고, 맘에 들지 않는다고 재떨이를 남편 이마에 집어 던져도 꼼짝 못하는 남편도 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처갓집 식구들이 남편에게 “다시는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 만날 경우 모든 재산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받은 경우도 있다. 남편이 술집을 드나들면서 알게 된 여자들로부터 전화가 와서 부인이 “남편이 있으니 전화하지 말라”고 말했더니 “남편 간수 잘해. 00년아”라고 욕을 하는 여자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혼하지 않고 참고 살아가는 부부들이 많이 있다. 참고 기다리면 좋은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사람의 성격은 타고 나는 것이다. 바뀌길 바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바램일 뿐이다. 인생은 한번 가면 오지 않는다. 결혼했다고 인생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상대방이 나와 잘 맞지 않고 불편하다면 이혼하고 새로운 삶을 빨리 찾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일이다.


이재구 변호사 / 법무법인 대륙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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