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Vote, No Kiss! 투표 안하려면 키스도 하지마!”

지역내일 2010-05-28

2030세대에서 선거참여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오프라인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천안함사건 등으로 여권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이들의 투표참여 움직임이 선거판을 흔들지 관심이 쏠린다.


◆‘투표천국, 기권지옥’
최근 대학생 사이에서는 ‘백욕이불여일표’라는 말이 화제다. 정치인에 대해 100번 악성 댓글을 달고 욕하는 것이, 투표장에서의 1표만 못하다는 뜻이다. ‘투표천국, 기권지옥’ 이란 말도 나온다. 실질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등록금 문제에 계속 시달리고 백수로 고생하더라도 정치권에 해결방안을 요구할 자격도 없다는 의미다.
2030세대 여성들이 자주찾는 회원 14만6000명의 한 패션정보 사이트에서는 “투표 안하는 무식한 남자랑은 사귀지 말라”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미용정보 사이트에서 주요후보의 토론회 일정을 알리기도 한다.
대학생들이 직접 정치인을 호출, 젊은층의 고민을 전달하는 행사도 열렸다. 한국청년연합(KYC)과 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는 최근 ‘경기도지사 후보 면접 프로젝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떨리고 너무 어려웠다”고 말할 정도로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예비교사인 교대생들도 투표에 관심이 많다.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는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와 함께 토론회를 열고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정책 협약을 제안했다.
경인교대의 신웅식 총학생회장은 “미래의 교사로서 무상급식에 관심이 크다”며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교육정책을 적극 제안할것”이라고 밝혔다.


◆‘니가 투표 안하면 애가타’
투표의 중요성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패러디 파일도 ‘퍼가기’를 통해 퍼지고 있다.
영화 ‘아바타’를 패러디한 ‘애가타’ 포스터가 대표적 사례다. “니가 선거를 안하면 ‘애가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패러디는 진화하며 재확산되고 있다.
자동차정비업체 주인 30대 박몽성(38)씨는 이 포스터에 “투표 안하면, 운전도 하지마. 투표 안하면, 틴팅(썬팅)도 하지마”라는 글을 추가해 스포츠카 동호회 사이트에 올렸다. 6월 2일, 투표확인증을 갖고 방문하면 비용의 20%를 할인해준다는 내용이다.
투표독려 책갈피를 제작, 신청자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대한민국 자식연합’ 한 회원이 만든 ‘6월 2일 항공권 책갈피’가 인기를 끌면서 신청자가 폭주, 한때 사이트가 마비됐다.
일반적으로 2030세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들은 “정치인들이 젊은층의 감성과 고민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강변한다.
대학생 한 빛(숙명여대 4학년)씨는 “한동안 정치에 냉소적인 것이 쿨한 것처럼 보이는 문화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투표를 안하는 것은 개념이 없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신청자가 2000명이 넘는 11개 대학을 포함한 총 15개 대학에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9개 대학, 2008년 총선 당시의 3개 대학보다 훨씬 많다. 이 역시 2030세대의 투표참여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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