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둘째 아이를 유산한 최정희(35)씨는 몸도 마음도 상처를 받았다. 첫째 아이 이후 힘들게 한 임신인데 그만 자연유산이 된 것이다. 유산 후에도 몸조리를 해야 한다고 들었지만 직장문제로 쉴 수도 없는 터라 몸조리도 제대로 못했다.
‘여성의 건강은 산후조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유산을 ‘반산(半産)’이라 해서 출산한 것이나 다름없이 몸조리를 해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출산 후에는 1~2달 회복기간을 갖지만 유산 후에는 1주일 내외의 몸조리로 끝낸다. 하지만 한의학적 관점으로 볼 때 아이를 낳은 여성보다 자연유산 또는 인공유산을 한 여성이 10배 정도 힘들다고 한다. 덜 익은 밤을 까는 것이 잘 익은 밤을 까는 것보다 더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이렇듯 중요한 유산 후 건강관리에 대해 부산시 한의사회 이성한 금정구 회장으로부터 들어본다.
-유산 후 몸조리는 어떻게?
유산 후 몸조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안정과 휴식이다. 따라서 유산 직후 2~3일은 충분히 쉬도록 한다. 겉보기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해서 가사일이나 업무에 복귀하지 말고 산후조리와 마찬가지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1개월 정도 까지는 무거운 짐 들기, 장거리 여행, 격렬한 운동 등은 삼간다. 운동을 하더라도 집안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목욕을 할 때는 따뜻한 물로 간단하게 샤워만 하는 것이 좋으며, 질이나 자궁 조직이 약해져 있어 세균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2주일 정도는 욕탕 목욕을 피한다. 또한 샤워 후에는 반드시 온 몸을 잘 닦고 드라이어 등으로 머리를 잘 말린 후, 머리와 몸을 잘 감싼 후 밖으로 나오는 것이 좋으며, 어느 정도 외부 온도에 적응을 한 후에 하나씩 벗는 방법을 사용한다.
-유산 후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증상은?
유산 후 자궁이 수축되고 자궁내막이 재생되어 자연스럽게 지혈이 되려면 약 1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길어야 2주를 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기간 중이라도 출혈이 갑자기 증가하여 증가된 상태가 계속 지속되거나, 복통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태반조직 잔류 등으로 인한 과다출혈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또한 배출되는 혈액의 색깔이 다갈색이며 덩어리가 많이 있거나, 오한과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염증 발생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산 후 생길 수 있는 후유증이나 문제점은?
인공유산시 소파 수술을 위해서는 자궁 경부를 인위적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이 동반되며, 이 때문에 수술이 깨끗하게 마무리되더라도 자궁경부에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하며, 간혹 자궁경부 무력증과 같은 장애를 남기기도 한다. 또한 과도한 소파술이 시행될 경우에는 자궁내막에 반흔을 남길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출혈이나 염증을 일으키거나 자궁내막유착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러한 모든 문제점들은 향후 임신에서 습관성 유산이나 자궁외 임신, 전치태반, 유착태반, 불임과 같은 문제점을 만들 수도 있다.
-유산 후 임신 시도는 언제쯤?
성관계는 수술 후 약 2주가 지나면 가능하지만 첫 월경 이후가 보다 안전하며, 안정적인 임신시도는 일반적으로 수술 후 약 3개월이 경과한 후부터 권고되고 있다. 이것은 수술 후 약 2-3회의 월경은 평소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며, 따라서 월경주기가 어느 정도의 주기성을 확보한 후에 임신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 흔히 이해되고 있다.
-직장 여성의 경우 어떤 생활법이?
직장 생활로 인해 장시간의 안정 및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일 경우라면, 일단 직장 생활 중에 사이시간을 이용한 휴식을 취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직장 생활 중에 다리를 꼬고 앉는 등의 나쁜 자세는 피해야 하며, 무거운 짐을 옮기는 등은 동료들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시간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거나 나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피해야 하며, 다리의 각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하이힐은 반드시 피한다.
-유산 후 한약을 먹는 경우 어떤 도움이?
유산 후에 사용되는 한약의 경우, 일반적으로 크게 2가지의 치료목표를 갖는다. 즉 유산 후 자궁 및 비뇨생식기의 빠른 회복을 돕는 것과 유산 후 상대적으로 저하되어 있는 여성의 건강상태를 보충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2가지 목표와 함께, 여성 각각의 평소 건강 상황 및 기타 조절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약재들이 사용되어지며, 앞선 2가지 목적으로 흔히 사용되어지는 약재 중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약재는 당귀와 천궁이다.
도움말 : 부산시 한의사회 이성한 금정구 회장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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