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제철을 맞았다. 달콤한 향과 새빨간 색의 딸기는 매력을 뽐내며 우리를 유혹한다.
참새가 방앗간 지나칠 수 없는 법, 딸기따러 GO GO GO.
고현에서 하동옥종딸기마을 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에 올라 곤양IC까지 가면 된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오자 곤양읍내가 보인다.
여느 시골마을 풍경이다. 1층 높이로 도란도란 모여 있는 건물, 빛바랜 간판을 단 상점, 영업중이라며 빙글빙글 돌아가는 이용원 간판은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읍내를 지나면 구불구불 시골길이다. 차창을 열고 흙내음을 맡아본다. 우사를 지나자 모두가 인상을 찡그리며 코끝을 막는다. 따스한 햇살은 우리를 비추고 양쪽 도로변에 있는 벚꽃나무는 바람이 불자 부르르 꽃잎을 떨어 우리를 환영했다.
마을회관에서 안내를 받아 체험장으로 갔다. 딸기 꼭지가 우산모양처럼 들린 것이 단 것이라는 비법을 전수 받고 딸기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무겁고 더운 공기에 숨이 막혔다. 하지만 주렁주렁 달린 새빨간 딸기를 보자 금새 마음이 급해졌다.
허리를 굽혀 잘익은 녀석을 하나 골라 입에 넣었더니 달콤함과 부드러움 입 안 가득 퍼져 절로 미소가 번졌다. 양손을 부지런히 놀려 딸기를 양껏 먹었다. 아이들도 고사리 손을 움직여 딸기따기에 열심이다. 고랑 사이를 오가며 한창 딸기를 따서 통에 담던 아이가 힘들다한다. 농사일에 쉬운 게 없는 것 같다. 도시에서 자란 나도 아이도 수확의 기쁨도 맛보고 농부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된다. 딸기 통에 딸기가 하나 둘 쌓이는 만큼 아이의 감성도 자랄 것 이다.
옥종딸기마을 정천영 운영위원장은 “벌을 이용해 자연수정하는 친환경기법으로 딸기를 재배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달라.”고 말했다. 하우스 안에서 딸기를 배불리 먹고 600g을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 올 수 있었다. 다른 하우스에서 작업하시는 할머니에게서 알이 굵고 좋은 딸기 한 바구니를 싼 가격에 살 수 있었다. 체험도 하고 저렴한 가격에 딸기도 사고 꿩먹고 알먹고다.
돌아오는 길에 마을에서 약 3분 떨어져 있는 거리에 경상남도 지정 기념물인 고성산성이 있다. 궁금한 마음에 차로 올라가 보니 동학농민운동위령탑이 서 있었다. 동학농민군이 일본군에 대항한 곳이라 고성산성 항일전적지 보존회가 1995년 동학혁명 100주년을 즈음해 1995년 세웠다. 사람의 발길은 뜸하지만 한적하게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집에 와서 보니 딸기가 다 뭉개졌다. 농약을 안 쳐서 그런가보다하며 부글부글 자박자박 끓여 설탕을 넣고 딸기잼을 만들었다. 한 병 가득 담긴 붉은 잼을 보고 있자니 뿌듯해졌다. 아이도 자기가 딴 딸기라고 으쓱된다.
김경옥 리포터 oxygen0801@naver.com
TIP
옥종딸기정보화마을 체험 참가 신청은 인터넷(http://www.okjong.invil.org) 예약 또는 전화(055-880-6109)로 사전 예약을 통해 체험에 참가할 수 있다. 4월 23,24,25일, 5월 초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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