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낮은 기온으로 봄 꽃소식이 더디다. 하지만 등산객들은 긴 봄을 오히려 즐기는 듯. 평년 기온이었으면 성남시 상적동 옛골 청계산 입구에서 ‘청계산 철쭉제’가 열릴 시기이지만 금년에는 5월을 넘겨서야 철쭉을 구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요즘은 더디 핀 연분홍 진달래가 청계산에 한창이어서 주말마다 등산객과 상춘객들로 붐빈다. 옛골 입구 청계산 등산코스는 다양하나, 초보 등반객이나 어르신,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등반객들을 위해 완만한 능선길을 선택했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①천림산봉수지 등산로입구~소나무능선길~갈림길(50분~1시간)
성남 옛골 청계산 정토사 입구에서 좌측으로 300~400m 더 들어가면 ‘천림산봉수지’라는 갈색 큰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수봉에 이르는 능선길 등산로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오른쪽 음식점 길 안쪽으로도 등산로 입구가 있고, 길가 산불감시초소 옆 계단에서 바로 시작해도 같은 길로 합쳐진다. 능선길을 오르는 길에는 나무마다 꼼꼼히 나무이름표가 달려있다. ‘졸참나무, 물박달나무, 떡갈나무, 다릅나무, 팥배나무…’ 가족이 함께 산에 오르면서 나무 이름을 하나씩 읽어 가면 자연숲체험이 저절로 된다.
②철쭉능선~이수봉(35분)
철쭉능선을 따라 이수봉까지 이르는데 큰 고생이 없는 코스이다. 요즘은 철쭉에 앞선 진달래가 흐드러져 등산길을 설레게 만들어준다. 철쭉이 만개하는 5월에는 철쭉능선이 더욱 아름다울 듯. 이수봉에 오르면서 잠시 숨을 돌리려 벤치에 앉으면 곤줄박이, 박새와 같은 작은 새들이 사람 무서운 줄 모르고 다가온다. 등산객들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듯. 땅콩이라도 한 줌 주머니에 넣고 가다가 아이 손에 쥐어 주면, 등산길에 새 모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막걸리 붐을 타고 요즘 청계산 이수봉 정상에는 조 껍질로 만든 막걸리가 유행이다. 모든 등산객들이 이수봉 커다란 표지석 앞에서 증명사진을 찍은 후, 막걸리 한 잔 시원하게 들이키며 숨을 고른다. 하산 길은 이수봉 바로 밑 갈림길에서 정토사 방면으로 잡으면 좋다.
옛골입구 청계산 100배 즐기기 TIP
청계산 철쭉제와 청계산 올레길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청계산 철쭉제가 금년에는 5월 셋째 주로 늦춰졌다. 봄철 꽃샘추위가 길어졌기 때문. 철쭉제를 주최하는 성남시 금토동 주민센터와 청계산 철쭉제 추진위원회, 옛골 상가번영회에서는 천안함 사건을 애도하는 뜻에서 먹고 마시는 여흥의 행사보다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다. 정토사 입구 등산로안내센터 행사장에서 청계산을 방문하는 등산객들에게 철쭉 묘목을 나누어주고, 직접 산에 심을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한다. 묘목에는 식수 표찰을 달게 해 등산객들이 정기적으로 산에 와 나무를 관리하게 할 계획이다. 또한 철쭉을 심어 청계산이 해를 더할수록 철쭉장관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이다.
또한 2011년 10월경에는 상적동 청계산 일대가 치유의 숲, 탐방로, 전망대, 자연생태지구, 자연관찰원 등의 산림휴양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인근의 신구대식물원, 대왕저수지 수변공원과 어우러져 성남시의 새로운 자연생태축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Mini Interview 용인 죽전 임영자 씨
“벗이 있으니 등산이 즐거워요”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던 평일 오전, 두 중년여성이 진달래가 만발한 청계산 등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한 분은 진달래 빛 우비, 한 분은 산수유 빛 우비를 곱게 나눠 입은 모습이 능선에 핀 꽃과 같아 보였다. 서울에 사는 친구와 매주 월요일 10시에 만나 산행을 한다는 임영자(62·용인 죽전) 씨. “방송대학에서 공부를 하다가 만난 10년 지기 친구입니다. 뜻이 맞고 관심사도 비슷해서 말이 잘 통하죠. 친구와 함께 사는 얘기 나누며 산에 올라 꽃도 보고, 좋은 공기도 마시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죠.” 청계산을 비롯해 광교산, 영장산, 검단산, 남한산 등 지역 근교 산을 매주 다닌다는 임 씨. “매주 등산코스 정보를 찾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전문 등반인 들의 고난도 코스가 대부분이에요. 저희 같은 일반인이 다니기 좋은 왕복 2~3시간 코스가 많이 개발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청계산 건강 산행 착한 맛집
대부분 등산로 먹거리촌이 그러하듯, 옛골 청계산 입구에도 등산로 표지보다는 음식점 안내판이 더 많다. 초기 청계산 맛집들은 등산객들이 오가며 허기를 면하던 곳으로 시작해 음식점으로서 큰 가치나 개성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토박이 맛집들이 자리잡고, 깔끔한 신흥 맛집들도 가세해 전문 먹거리촌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는 등산객뿐만 아니라 평일 직장인들의 외식장소로, 주말에는 가족 나들이 외식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또한 건강을 생각하는 등산객들의 취향에 맞게 웰빙을 추구하는 착한맛집도 하나둘씩 늘어나 눈길을 끈다.
● 옛골 남경산장 : 무항생제오리, 영주봉화한우, 직접 만든 두부와 천연조미료로 맛을 내는 착한 음식점.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직접 담가 2년 삭힌 꽁치젖, 다시마와 무 육수, 감초 달인 물로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건강하면서도 맛깔스럽게 음식을 만든다. 두부전골의 육수도 고기와 사골 우린 국물을 사용하고, 참기름 들기름도 직접 짜서 사용한다. 한우생등심과 오리요리는 물론 단품 식사 메뉴, 반찬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다.
메뉴 : 한우생등심 500g 5만4천원, 유황오리바비큐 1마리 3만8천원, 영주한우불고기 1인분 1만원, 소머리곰탕 7천원, 순두부 6천원
위치 :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297-4 / 031-721-0361 (연중무휴)
● 옛골 국수집 : 별다른 고명 없이 육수에 만 국수에 김 가루만 뿌려주는 특이한 국수집. 전남 여수 완도산 멸치를 우려 말린 새우, 표고 등 곱게 간 천연조미료로 맛을 낸 육수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해남 땅끝마을 콩, 전남 신안산 천일염, 전남 강진 고춧가루 등 국내산 재료로 정직한 맛을 내는 것이 자랑이다. 인원수대로 국수를 시키면 무한리필 된다.
모든 국수메뉴 일괄 3천5백원
위치 :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248-12 / 031-757-1516 (매월 1,3주 월요일 휴무)
● 옛골 두부마을 : 100% 우리콩으로 만든 즉석 두부로 유명한 곳. 매일 아침 일찍 콩을 갈아 만드는 순두부와 손두부로 찌개, 전골, 두부요리를 선보인다. 우리콩, 우리쌀, 직접 담아 익힌 김치, 국산식자재를 사용하여 소박하면서도 정직한 음식을 만들어 사랑받는 곳이다.
메뉴 : 맑은순두부, 해물순두부, 청국장, 콩비지 식사류 6천원 / 두부전골 2만원
위치 :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320번지 / 031-753-2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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