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고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세종시 논란이 6·2 지방선거 핵심 이슈로 재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 후보들은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한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공세를 퍼부으며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 충남지역 지방선거 출마자 20여명은 21일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충남도당은 지금까지 쇼를 한 것이냐”며 전날 한나라당 충남도내 시장·군수 후보들이 지방선거 필승을 다짐하는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일을 문제삼았다.
이들은 “한나라당 후보들은 국가균형발전이란 시대적 과제도, 지역민의 간절한 염원도 대통령의 서슬 퍼런 권력 앞에선 별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며 “한나라당 후보들의 세종시 당론 수용 발언은 소신이 바뀌었다기보다는 본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커밍아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충남도당과 대전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 후보들이 세종시 문제를 당론에 따르겠다고 한 것은 수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되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며 “과연 (한나라당 소속 시장·군수 후보들이) 충남도민을 대표하려는 단체장감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선진당은 또 “도민들은 지금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강도 높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한나라당 시장·군수 후보들은 마이동풍식으로 정부와 중앙당의 눈치를 보는 등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대전·충남 정치권이 세종시 논란에 새롭게 불을 댕기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 각계 인사 200여명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대구·경북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세종시와 대구·경북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은 이날 오전 대구엑스코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을 통한 정부기관의 지방이전을 정부와 여당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과학의날을 맞아 대전을 방문한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에 구축하게 될 과학비즈니스벨트는 국부창출의 견인차”라며 ‘수정안 불씨’를 살리기 위한 행보를 다시 시작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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