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사람들

녹원자생식물원 신미자 원장

지역내일 2010-05-10 (수정 2010-05-11 오후 3:10:46)

부천 자생, 약용 식물의 대모(代母)

여월동 부천 승마장과 안골보리밥을 지나 동불사 옆에 가면 녹원자생식물원이 있다. 요즘 이곳은 흰 색의 백화등과 노란 애니시다 꽃 향으로 가득하다. 산야초와 다육이 등 우리나라 토종 식물의 서식처인 이 집 주인은 신미자(52)씨. 27년 전 부천에 이사 와 지역 여성들과 할 일이 없을까를 고민했던 신 원장은 현재까지 여성들과 함께 하며 자신의 길을 꾸준히 가고 있다. 한동안 몸이 아팠지만 식물들과 말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레 원예치료가 됐다는 신미자 원장을 4월30일 만나봤다.

외할아버지에게 배운 우리나라 약용식물
1965년, 일곱 살 난 미자는 완도군 약산면 외가에 간다. 어린 소녀는 바위틈에 피어난 구절초의 아름다움에 반해 산야초를 연구하던 외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외조부는 손녀에게 꽃 이름과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고 어린 순을 따 먹게 한다. 자연스럽게 접한 어린 소녀의 꽃에 대한 기억은 성인이 되도록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한다.
1985년 부천에 이사 온 신 씨는 중앙아트문화원을 설립, 부천 여성들의 교육에 매진한다. 그 후 그녀는 ‘일하는 여성이 아름답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녹원 플라워 디자인 중앙회 회장과 부천문화원 여성협의회장, 열린사회복지교육재단 원장 등 굵직한 직함을 갖고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그녀의 주특기는 우리나라 자생식물 기르기와 교육, 그리고 조경이다.
98년 뉴질랜드 꽃 축제인 와파 쇼에 참석해서 그 나라의 꽃꽂이가 가든 형태인 것을 보고 전국 최초로 조경전문학원의 문을 열었고 부설실습장으로 녹원자생식물원도 오픈하게 된다. 또한 교과서에는 나오지만 볼 수 없는 멸종 위기의 식물을 야생화와 함께 보게 하자는 취지로 현재 부천 청소년들의 생태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솜다리 자연학교를 설립하게 된다. 

자연 속 식물들은 인간의 스승
“한 번 이상 열매 맺은 감나무 속을 갈라보셨나요? 속이 시커멓습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 기다려온 감나무의 인내심을 고스란히 볼 수 있어요. 감나무를 정원수로 집안에 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귀퉁이에 던져 놓아도 봄이면 “나 여기 있다”며 제 자리에서 꽃을 피우는 야생화들에게도 배울 점은 많다. 신 원장은 식물을 키우며 나름의 철학을 세우고 삶을 정리해가며 살아왔다. 몇 년 전 그녀는 4개월 동안 말을 못한 적이 있다. 병원에 가도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실의에 빠졌지만 무조건 식물원에 갔다.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꽃들과 대화를 나누며 생활했다.
“꽃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제가 말을 하고 있더라구요. 감동이었죠. 저는 식물원 꽃과 나무들에게 원예치료를 받은 겁니다. 그래서 원예치료의 힘을 믿어요.” 그녀는 지금 식물원 한 쪽에 껍질만 남은 앵두나무를 키우고 있다. 이 나무는 해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단다. “몸통은 껍질뿐이지만 뿌리가 튼실해서 열매를 맺는 거예요. 이런 것을 보면 자연 속 식물들은 모두 인간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볼거리, 만들거리, 먹을거리가 가득
“우리 식물원에는 생활 속 원예를 디자인하는 볼거리와 식물을 키워 생활에 활용하는 만들거리, 허브 차와 약차, 야채 소시지, 와인을 만드는 먹을거리 프로그램이 있어요.”
식물원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화의 90%가 식용이거나 약용식물이기 때문에 신 원장은 이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생활원예지도자와 약용식물관리사, 원예치료사 과정도 배울 수 있다. 식물에 대한 교육과 함께 직접 실습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도자와 관리사, 치료사 과정은 1년을 배워야 기초를 습득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식물의 사계를 지나면서 보고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또 창업반 수업과 먹을거리 체험도 가득하다. 특수아동들이며 치매 노인들이 직접 꽃을 따서 화전을 부치고 허브잎 차를 만들어보는 원예치료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신미자 원장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숨 쉬고 있는 녹원자생식물원에 놀러가 보자. 그 옆에 있는 안골보리밥집에서 밥을 먹고 식물원으로 가는 거다. 산뜻한 허브차를 마시며 꽃들을 감상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삶의 근기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TIP! 신미자 원장이 알려주는 로즈마리 활용법
! 신미자 원장이 알려주는 로즈마리 활용법허브 식물인 로즈마리는 통기성 좋은 마사토에 심어야 한다. 통풍이 잘 되는 반 음지에 두고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준다. 새순이 나오면 잎을 따서 80도 물에 우려 마신다. 로즈마리 줄기를 길게 잘라 식초에 담그면 향 좋은 로즈마리 식초가 된다. 또한 식용유에 로즈마리 잎을 넣고 은근히 다려 고추기름처럼 만든 뒤 달걀 프라이나 음식 볶을 때 넣으면 좋다.
 문의 032-677-0105 www.floras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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