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기타 소리는 정말 아름다워요”부천에 살면서 일하다보니 각 분야에서 한 가지 일을 오래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부천문화원 클래식 기타 반을 가르치는 박종대(53) 선생도 그렇다.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음악원 졸업 후 한국기타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부천에서 클래식기타 제자 양성에 주력해왔다. 그에게 기타를 배우는 수강생들이 입을 모아 기타를 연주할 때 너무 아름다워서 듣고 있을 때 행복하다고 추켜세우는 박 강사를 만나봤다.
연주자가 많았던 주변 환경
1978년 중학생이던 종대씨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 “저런 악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힌다. 그의 가족들은 모두 연주자였다. 유복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기타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자연스런 주변 환경 덕이었다. 사촌 누나도 연주자였다. 누나에게 배우면서 책을 사다 혼자 연습했다.
“주변에는 기타 잘 치는 형들이 많았어요. 형들을 보고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라디오 방송에서 기타소리가 나면 따라했죠. 중학생 실력치곤 상당한 수준에 올라설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한 학년만 기타를 만질 수 있었다. 대학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전자공학도로 입학한 대학에서 그는 4년 동안 기타만 쳤다. 타고난 끼를 억누를 수 없어서였다.
“클래식 기타를 연주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생활 속에 얼마나 많은 기타 소리가 있는지 알지 못해요. 라디오와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이고 있거든요. 마치 피아노 소리 같기도 한 기타 소리는 단순하지만 현을 튕길 때 나는 소리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게 클래식 기타의 매력인 것 같아요.”
제일 인기 높은 강좌
“부천문화원 강좌 중 클래식 기타반이 제일 인기가 높아요. 박 강사님은 뛰어난 분이죠. 강사님께 문화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는 기분으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김해섭(39)씨는 1년 반 동안 그의 지도를 받아왔다. 20세 때 배우다 그만뒀던 클래식 기타를 배우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서 찾아왔는데 예상이 적중했단다.
“개인의 특성을 잘 살펴서 핵심 내용을 가르쳐주세요. 잘 못하는 부분을 찍어줘서 실력을 키울 수 있게 하죠. 특히 박 강사님은 직접 교재를 만듭니다. 흥미를 유발하는 대중적인 레퍼토리를 선곡해서 쉽게 악기에 다가가도록 도와줍니다.”
윤인식(50)씨도 일 년을 배웠다. 지루할 때가 많았지만 잘 가르쳐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얘기다.
부천문화원 클래식 기타 반이 생긴 건 지난 2002년. 햇수로 9년째다. 매 주 토요일 오전이 되면 기타 가방을 둘러멘 수강생 30명이 몰려온다. 30대부터 50대의 수강생들은 기타를 접해봤던 청소년 시기를 잊지 못해서 다시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찾아온다. 또한 고급스러운 느낌의 클래식 기타 강좌는 토요일에 열리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대기자가 십 여 명이 넘을 만큼 이 강좌의 인기는 뜨겁다. 박 강사는 부천여성회관에서도 클래식 기타를 강의한다. 또한 부천기타합주단과 타 도시 기타반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부천문화원 대표 그룹 만들 터
“같은 시간 한 장소에서 여러 레벨의 수강생들을 지도하다보니 개개인에 대한 맞춤 교육을 해주지 못하는 점이 어려운 일이죠. 그래도 회원들은 잘 배우고 즐거워해요. 실력이 늘어났을 때 ‘배우기를 잘했다’는 소릴 들으면 보람을 느끼죠.”
2009년 복사골 문화 예술제에서 10여 명의 회원들이 한 무대에서 연주했던 시간은 뿌듯했다. 다양한 연령의 회원들은 그 날 힘을 합해 연주했다. 이렇게 무대에 섰던 회원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연주해야겠다”는 의욕을 다진단다. 그는 초보 수강생들에게 중도에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처음 입문 때는 어렵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맛을 알게 되니까. 어려서 독학을 해봤던 박 강사는 혼자 배우지 말고 코칭을 받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고 말한다. 전문가의 코치를 받고 동료들의 연주 모습을 보며 연습하면 혼자 할 때보다 실력은 배가 된다.
“강좌를 열어준 부천문화원에 감사해요. 강좌가 오래 됐어도 잊지 않고 계속 서포터하고 연주회를 열어주려고 애써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회원들과 어울려서 연주곡을 준비하고 부천지역에서 문화적으로 소외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 연주를 하고 싶어요. 또한 부천문화원을 대표하는 기타 그룹을 만들어서 순회 연주도 할 예정입니다.”
문의 011-247-6233 www.guitar.pe.kr
임옥경 리포터 jau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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