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생명, 성찰과 순례의 길 ‘지리산 둘레길’

지역내일 2010-05-07

지리산 둘레길 정식 명칭은 ‘지리산 숲길’이다. 사계절 내 내 변화하는 지리산과  지리산 둘레 3개도(전북, 전남, 경남)5개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6개 읍 면 80여개 마을을 아우르며 잇는 800 리, 300여km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현재까지 5개구간 남원 주천에서 경남 수천까지 71km구간이 탐방가능하며 나머지 구간은 2011년 완성될 예정이다. 둘레 길은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사길, 마을길 등을 적극 활용하여 환(環)형으로 연결하였다. 

구간 당 14~22km 정도이며 4시간~7시간정도 걸린다. 1박2일 이면 2개구간은 여유 있게 걷겠지만 당일로 가면 많은 이동 시간이 소요되어 구간을 조정하여 계획하여야한다. 5구간을 6구간으로 나누어 인월~장항구간, 장항~금계구간, 금계~동강구간, 동강~수철구간, 인월~운봉구간, 운봉~주천구간 약9km 3~4시간 정도로 잡고 걸으며 무난하다. 지리산 둘레 길은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는 길이다. 길에서 묻어나는 흙냄새, 풀냄새, 농부들의 고된 삶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생명 길이다. 수직으로 정상을 향해 오르던 등산과는 달리 삶의 긴장을 푸는 수평의 꽃 걸음길이다.


질긴 삶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생명의 길
지리산 둘레길 3구간, 인월-금계 구간은 제방 길, 농로, 차도, 임도, 숲길 등이 전 구간에 골고루 섞여 마을, 산과 계곡을 고루 즐길 수 있어 널리 알려진 구간이다. 첩첩 산중 비탈진 자락에 켜켜이 쌓인 옛길로 상징적이며 둘레길 명승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인월리와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를 잇는 인월~금계 구간은 장항리 마을과 마천면 금계리 마을을 잇는 약 10km 길은 넓게 펼쳐진 다랑논과 6개의 산촌 마을을 지나 엄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지리산북부의 전북 남원과 경남 함양을 잇는 옛 고갯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하며 산과 계곡 전 구간 다채로운 풍경들로 걷는 동안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는 등 둘레 길의 명승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리산 길 걷기 시작점 주천~운봉구간 외평마을 도로 바닥에도 화살표가 시작되어 있다. 빨간색은 전라도 방향에서 시작할 경우, 검은색은 경상도 방면에서 시작할 경우 따라가면 된다. 전라도에서 보는 지리산의 모습과 경상도에서 보는 모습은 많이 다른 또 다른 일상과의 만남이다. 주천~운봉구간은 논길, 솔밭 길을 지나 도로 곳곳에 숫자로 표시된 안내 길은 길이 이어질 때 까지 계속된다. 나무말뚝을 박아 다른 길에 비해 표시가 잘되어 있다.


구간 별 주요지 와 걷기코스
운봉~주천구간은 옛 운봉현과 남원 부를 잇던 옛길이 지금도 잘 남아있는 구간이다. 특히 10km의 옛길 중 구룡치와 솔정자를 잇는 회덕~내송까지의 옛길(4.2km)은 길 폭도 넉넉하고 노면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하여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솔숲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외평마을
고려시대부터 숙성치를 넘어 구례군 산동면(당시는 남원부)응양에서 말을 갈아타고  쉬어가는 곳이어서<원터거리>라 하였는데 경치가 수려하여 감탄을 자아낸 곳이라 전한다.  

내송마을(안솔치)
주위의 비옥한 농토와 산림을 토대로 부유한 마을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임진왜란 때에는 이곳 출신 조경남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많은 전공을 세우기도 했다. 

솔정자
들녘과 멀리 숙성치와 밤재를 바라보던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던 곳이다. 전설에 따르면 정유재란 당시 숙성치를 넘어 남원 성을 향하는 왜군을 향해 조경남 장군이 활시위를 당겼던 곳이라고도 한다. 

구룡치
구룡치는 주천면의 여러 마을과 멀리 달궁마을에서 남원 장을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이었다. 달궁 마을 주민들은 구룡치를 장길로 이용하였다.

사무락다무락
길을 걷다보면 돌들로 답을 쌓아놓은 ‘사무락다무락’을 만난다. 사무락다무락은 사망 다무락(담벼락의 남원말)이 운율에 맞춰 변천된 것으로 보이는데,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무사함을 빌고 액운을 막아 화를 없애고자 지날 때 마다 돌을 쌓아 올렸다고 한다.  

회덕쉼터
오래된 느티나무 한그루가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걷는 중 쉬어가기 좋다.  

회덕마을
운봉에서 남원장을 보러 오는 길과 달궁에서 오는 길이 모인다고 해서 ‘모데기’라 불렀다. 그 뜻은 풍수지리설에 의해 덕두산, 덕을 한 곳에 모아 마을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회덕마을은 평야보다 임야가 많기 때문에 억새 지붕을 만들었으며 현재도 두 가구가 그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노치마을
노치마을은 해발 500m의 고랭지로서 서쪽에는 구룡폭포와 구룡치가 있으며 뒤에는 덕음산이 있고 지리산의 관문이라고 말하는 고리봉과 만복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구룡치를 끼고 있다. 마을에서는 마을 이름을 “갈재”라고 부르는데 이는 산줄기의 높은 곳이 갈대로 덮인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현재는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가 내려 빗물이 왼쪽으로 흐르면 섬진강이 되고 오른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이 되는 마을이다. 

가장마을
풍수지리에 의하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화장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가장리(佳粧里)라 불렀으며 들녘에 농사짓는 움막 터를 뜻한다.

상황소류지쉼터
상황마을의 다랑논이 한눈에 들어오고 지리산 주능선을 볼 수 있다.  

창원마을
넉넉한 곳간 마을. 조선시대 마천면내의 각종 거둔 물품들을 보관한 창고가 있었다는 유래에서 ‘창말(창고 마을)’이었다가 이웃 원정마을과 합쳐져 현재 창원이 되었다. 창고마을이었던 유래처럼 현재도 경제적 자립도가 높은 농산촌마을이다. 다랑이 논과 장작 담, 마을 골목, 집집마다 호두나무와 감나무가 줄지어 있고 아직도 닥종이 뜨는 집이 있다. 함양으로 가는 오도재 길목마을로 마을 어귀 당산에는 300여 년 수령의 너덧 그루의 느티나무와 참나무가 둥그렇고 널찍한 당산 터를 이루어 재 넘어가는 길손들의 안녕을 빌고 쉼터를 제공하는 풍요롭고 넉넉한 농심의 지리산촌마을이다.  

금계마을
금계(金鷄)마을로 개명되기 전 마을 이름은 ‘노디목’이었다. 노디는 징검다리라는 이 지방 사투리로 칠선계곡에 있는 마을사람들이 엄천강 징검다리를 건너는 물목마을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박지숙 리포터 jssh12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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