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족화로 가족 간의 정이 사라졌다는 말이 분당과 용인에서는 반드시 적용되는 것 같지는 않다. 여유로운 말년을 살고자 하는 시니어들이 많이 사는 분당과 용인. 그 가까이에서 삶의 터전을 꾸리는 자식들과의 유형·무형 소통이 우리지역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건강한 노년의 일상에서 손자·손녀와 보내는 시간은 인생의 선물이다. 손자·손녀를 말동무 삼아 고사리 손을 잡고 나가는 산책만큼 행복한 것이 또 있을까? 가정의 달을 맞아 할아버지·할머니, 아들·딸, 손자·손녀 3대(代)가 함께 우리지역 동산에 올라보자. 산행 길에 할아버지·할머니는 옛 이야기 보따리를 풀 것이다.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세상의 지혜를 할아버지·할머니와 아이가 나누는 값진 시간이 된다.
3代가 함께 하는 가족 산행 코스로 연령불문 무리가 없는 안골약수터~진재산 코스를 추천한다. 진재산 능선은 동원동에서 시작되어 궁내동으로 이어진다. 동원동과 궁내동은 23번 국도로 가까운 거리이나 산길 속으로는 호젓하게 긴 숲이 이어진다. 능선길이 순하고, 등산로 입·출구에 맛있는 음식점도 많아 주말 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①동원1동 경로당~등산로입구~안골약수터(10~15분)
내비게이션에 ‘동원1동 경로당’을 검색하고 주변 맛집을 찜해 놓는다. 그곳에 주차를 하면 등산길이 수월하다. 경로당에서 안골약수터(400m) 표지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정식 등산로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여기서 금방 10분 거리에 잘 가꾸어놓은 ‘안골약수터’가 나온다. 예쁜 정자와 약수터, 앙증맞은 구름다리와 체육시설까지 가족휴식처로 그만이다.
②진재산 정상(30분)~태봉산(40분)~궁내동 쇳골(40분)
안골약수터에서 순한 능선길을 따라 쉽게 30분 만에 진재산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누군가가 진재산 정상 표식을 나무에 달아 놨다. 날씨가 좋으면 정상에 있는 작은 바위를 딛고 서서 멀리 광교산 정상까지 조망할 수 있다. 시니어들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가벼운 산책 겸 등산으로 좋은 코스이나 잘 알려지지 않아 평일에는 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시니어타운 ‘더 헤리티지’ 입주민들이 산책코스로 애용하고 있어 오며가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진재산 정상에서 같은 길로 하산하면 왕복 1시간 내외의 가벼운 코스로 끝나고, 길을 이어 궁내동 쇳골을 날머리(등산로 출구)로 삼으면 3시간 이상의 긴 코스가 된다.
Mini Interview 분당 동원동 하차대 씨
“우리 강아지 해희가 산에 오는 걸 좋아해요”
안골약수터로 향하는 길, 일상복 차림의 아저씨 뒤를 하얀 개가 쫄랑쫄랑 따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뒤를 따라 안골약수터에 이르자 아저씨는 대야에 약수를 받아 세수도 하신다. 주인의 모습이 익숙한 듯, 하얀 개는 정자 옆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얘 이름이 해희예요. 바다 해자인데,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하네.”
분당 동원동에 거주한 지 8년이 되어 간다는 하차대(60) 씨는 진재산에 매일 해희와 함께 온다고 한다. “도심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게 참 좋죠. 해희가 산에 와서 다람쥐나 꿩 쫓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약수터도 있고 산이 순해서 나이든 사람들이 오면 참 좋은 산인데, 사람들이 잘 몰라서 인적이 드물어요. 그래도 요즘은 헤리티지 사람들이 산에 많이 와서 덜 한적하네요.” 산길을 물으니 흙바닥에 나뭇가지로 친절하게 그려준다. “진재산은 동네 뒷동산처럼 험하지 않지만 갈림길마다 여러 곳으로 연결돼 재미나요. 궁내동 쇳골마을로도 나갈 수 있고, 태봉산을 지나 남서울cc옆 판교로도 나와요. 진재산에서 연결되는 태봉산 뒤쪽으로 넘어가면 고기리 계곡으로도 이어지죠. 손자·손녀 손잡고 산책삼아 다니기 좋은 산입니다.”
진재산 능선 산행 맛집
동원동 쪽 맛집
● 원조쌈밥집 : 실속 있는 쌈밥정식으로 인기 있는 곳. 8천 원짜리 쌈밥정식에 대패삼겹살이 같이 나와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2인분을 기본으로 시켜야 한다. 대패삼겹살 7천원, 해물쌈장 3천원
(위치: 분당 동원동 59-6 /031-714-8533)
● 홍박사 옛날보신탕·한우 : 분당에서 사철탕으로 유명한 곳. 최근에는 최상급 1++ 한우 직거래 구이집도 동시에 운영해 저렴한 가격에 좋은 한우를 먹을 수 있다. 가벼운 점심메뉴로 6~7천 원대 불고기뚝배기, 떡국, 갈비탕, 육회비빔밥도 준비되어 있다. (위치: 분당 동원동 57-5 /031-711-8592)
● 연탄삼겹고추장구이 : 맛깔난 고추장 구이가 생각날 때 가면 좋은 집. 소박한 분위기,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생삼겹·고추장삼겹 8천원, 토속청국장 5천원, 국수 3천원 (위치: 분당 동원동 51-1 /031-715-9092)
● 동태네생태집 : 조미료 없이 개운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곳. 전골류는 2만5천원에서 3만원, 생태탕 1만원, 동태탕 6천원 (위치 : 분당 동원동 62-4 /031-711-3357)
금곡동 쪽 맛집
● 돈까스 클럽 : 싸고 푸짐한 왕돈까스가 먹음직스러운 집.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하는 맛집이다. 식사 후에는 넓은 정원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좋은 곳. 왕돈까스 7천5백원, 게살크림스파게티 8천5백원 (위치: 분당 금곡동 338-8 /031-716-5462)
● 입큰 메기 : 메기요리 전문점. 황토사료를 먹인 국내산 논메기만 취급한다. 얼큰한 국물에 수제비를 직접 뜯어 넣어 끓여먹는 맛이 좋다. 메기매운탕 2만9천원부터. 어린이식사메뉴로 돈가스도 있다. (위치: 분당 금곡동 376-1/ 031-719-0288)
오은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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