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처럼 학력 차이가 많은 과목이 또 있을까. 같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공부하지만 빨리는 2~3년 선행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제 학년 과정도 이해 못해 쩔쩔 매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진짜 수학실력은 중학교 때 드러난다. 수학천재인 줄 알았던 내 아이가 학교 시험 80점도 못 맞는가 하면 이와는 반대로 선행학습은 하지 않았지만 현재 학습을 잘 따라가 엄마들을 안심시키는 학생들도 생긴다. 특히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수학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의 수가 더 늘어난다. 실제로 초등, 중등, 고등으로 갈수록 수학사교육비 지출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돼 수학학습의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내 나이 수학 학원 선택, 선배엄마들의 조언에서 도움 받아보자.

내 아이는 내가 가르친다

 주부 김성현(36·암사동) 씨는 딸 둘(초등5·3) 수학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김씨는 “초등 수학은 얼마나 빨리 선행하고 심화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히 실천하는 학습습관을 들이는 게 더 중요하다”며 “1학년 때부터 셈 관련 참고서와 서술형 문제집을 사서 매일 30분~1시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위에 학원에 다니는 딸 친구들이 많지만,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밴 딸들이라 조바심이 나거나 걱정되지 않는다”며 “단 엄마가 아이를 가르치려면 엄마와의 좋은 관계가 우선되야한다”고 덧붙였다.

 아들 둘을 서울 영재고에 입학시킨 이모(48·둔촌동) 씨 역시 아이들과 수학 공부를 함께 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교재를 선정해 매일 1시간 정도 아이들과 함께 수학문제를 풀었다”며 “풀지 못한 문제가 있으면 같이 풀어보고 아이들이 부담스러워하면 다음에 다시 풀어보며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까지의 선행학습 역시 엄마와 함께 마쳤다.

하루라도 빨리 학원 보내야

 반면 학원을 선호하는 엄마들도 많다. 특히 첫째를 공부시켜본 엄마일수록 둘째는 빨리 학원을 등록, 꾸준히 선행과 심화학습을 병행시켜나간다.

 영어와 국어 성적에 비해 수학성적은 비참한(?) 수준이었다는 첫째 딸(중2)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던 황모(44·대치동)씨. 황씨는 “평소책읽기와 영어공부 등 워낙 스스로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믿고 놔뒀더니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성적이 말도 아니었다”며 “그래서 부랴부랴 학원에 가 레벨 테스트를 봤는데 선행학습이 하나도 안 되어있고 현 과정도 이해도가 낮다고 최하위반에 배정이 됐다”고 털어놨다. 자존심이 강한 딸아이는 결국 아는 친구들이 한명도 없는 먼 지역의 수학학원을 등록했다고. 그래서 둘째 딸아이(초등5)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학원에 보낼 때는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레벨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 엄마의 욕심으로 높은 반만 선호했다간 아이에게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백경원(42·상일동)씨는 “선행정도에 따른 학원에서의 레벨은 절대 중요한 게 아니다”며 “괜히 아이(중2)가 따라가기 힘든 높은 반만을 고집했다가 아이가 수학 자체에 흥미를 잃어 혼이 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학원은 기본, 과외는 필수

 ‘수학 최상위권에 들려면 고등학교 진학 전에 고등학교 수학 한번쯤은 훑어봐야 한다’ ‘영어는 기본으로 다 잘하기 때문에 판가름은 수학성적에서 난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말들이다. 그래서일까. 고등학교는 물론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에 올인하는 엄마들도 많다.

 김모(39·잠실동)씨의 첫째아들(초등5년인)은 수학학원은 물론 동네친구3명과 수학과외도 병행하고 있다. 김씨의 생각은 ‘수학 잘 하는 아이가 모든 걸 잘 할 수 있다’는 것. 김씨는 “대강 알고 지나가는 것보다 아이에게 나쁜 건 없다”며 “내 아이가 학원에서 배우는 걸 100% 이해못한다면 과외를 통해서라도 100%이해하고 지나가도록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들만큼 해서는 그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생각도 큰 몫을 차지한다. 김씨는 “지금은 세 명이 함께 과외를 받고 있지만 중학교에 올라가면 무리를 해서라도 1:1과외로 바꿀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모(44·대치동) 씨 역시 학원과 과외 모두가 필요하다는 주의. 아들 둘(고등1·중3)을 주중에는 학원에 보내고, 주말에는 과외를 받도록 하고 있다. 박씨는 “학원에서는 내신 중심의 공부를, 과외를 통해서는 선행 중심의 공부를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고등학생인 첫째의 경우 그러지 않고는 내신과 수능 모두를 따라가기 힘이 든다”고 말했다. 박씨는 “주위에 많은 아이들이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과외만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수학을 잘 하는 아이들의 경우 중학교 때부터 과외를 받은 아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