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개방된 회동수원지 산책로

쉬엄쉬엄 걸으며 봄 맞으러 간다

지역내일 2010-04-16 (수정 2010-04-16 오전 10:15:29)


상현마을에서 출발하는 입구

전국은 지금 ‘걷기’ 열풍이다. 걷기가 다른 운동에 비해서 무리가 없을 뿐 아니라 운동화에 운동복 차림으로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어서인지 걷기 좋은 길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제주도 ‘올레길’은 이미 유명한 명소가 되었고 지리산 ‘둘레길’을 비롯해 도심 어디서든지 산책길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부산도 용호동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비롯해 해운대 삼포길, 영도 절영산책로, 송도 해안산책로 등 걷기 좋은 길이 속속 조성되어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산책로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



숲과 수원지를 동시에 바라보며 걷는 길

걷기 열풍에 발맞춰 지난 1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굳게 닫혀 있던 회동수원지가 45년 만에 단장을 하고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금정구 선동 상현마을에서 오륜본동을 거쳐 회동댐까지 총 9.5㎞길이의 수변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이 길은 금정체육공원부터 수원지를 거쳐 수영강 하류까지 연결된다. 광안동에 사는 이경동 씨는 친구들과 함께 왔다고 했다. “회동수원지는 거의 평지라 무리 없이 걷기 좋아요. 숲길과 수원지를 함께 바라보면서 걷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풍경도 장관이라 사진 찍기에 그만입니다”라며 산책로에 대해 아주 만족해했다.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어서인지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특히 봄이라 새순도 피어나고 군데군데 진달래며 벚꽃이 만개해 걷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산책로 중간에 위치한 도시고속도로 아래 둑길을 지날 때는 조용하던 길에 멀리 차 소리가 들려 이색적인 맛도 느껴졌다.




상수원보호구역인 만큼 환경 보호에 신경 써야 해

평지다 보니 군데군데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 많아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도 자주 보였다. 산책로 옆에서 간단한 음식을 먹는 것까지는 허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데다가 음식을 먹다보면 자연히 쓰레기가 나오기 마련. 산책로에 가끔 보이는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회동수원지는 현재도 동래구, 해운대구, 연제구, 금정구 일원의 상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수원보호구역이다. 자연을 벗삼아 걷는 것은 좋지만 무심코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게 해선 곤란하다. 수원지를 찾는 시민들 각자가 환경 보호에 신경을 써야만 두고두고 찾을 수 있는 명품산책로로 거듭날 것이다.





혼자면 혼자인대로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걸어가기에도 좋고 아름다운 풍경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걸어가는 모습도 좋다. 바삐 뛰어가지 않아도 되고 가다가 쉬어가도 그만이다. 느리면서도 편안하게 일상의 분주함을 털어버리는 매력이 있어 사람들은 걷기에 빠져드는지도 모른다. 45년 만에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회동수원지에서 짧지만 찬란한 봄을 쉬엄쉬엄 걸어보자.





*회동수원지 가는 길
주차장이 거의 없는 관계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편리하다. 선동 상현마을로 가려면 금정마을버스 3-1번을 타면 되고, 회동댐 입구는 99번, 42번, 179번 시내버스종점에서 회동초등학교 앞으로 진입하면 된다.




이수정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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