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싱그러운 봄을 담아가세요”
능포 장미공원엔 빨강, 노랑 색색의 튤립이 한창
내 마음에도 봄이 찾아왔나보다. 봄을 재촉하듯 보슬보슬 봄비가 내리는데도 자꾸만 밖으로 나가 봄기운을 맛보라 보챈다. 전 날 내일은 꽃보러 간다고 아이에게 말해놓아서 인지 아이도 들떠 연신 들썩인다. 오늘의 목적지는 능포 장미공원과 양지암조각공원.
고현에서 출발해서 목적지까지는 차로 40여분 걸렸다. 가는 길에 대우조선해양 앞 도로양쪽에도 벚꽃과 유채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벚꽃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거제종합문화예술회관을 오른쪽에 두고 안쪽으로 들어오니 장승포비치호텔이 보인다. 이번 여행은 지금부터가 시작인 셈.
산길을 오르나 싶더니 장승포 바다가 펼쳐지며 어서 오라 반긴다. 그 넓고 푸름에 눈이 시리다. 구불구불 해안도로에 산책로 정비가 잘 돼있다. 작년 6월 거제시에서 공사를 마쳤다한다. 그래선지 맨몸으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근처에 사는 분들이 부러워졌다. 10분 남짓 달렸더니 튤립이 언덕을 덮고 있다. 입구에 있는 나무로 만든 새들은 손끝을 갖다 되면 푸드득 날아갈 것 같다. 마치 마법에 걸린 공주마냥. 벚꽃이 연인네를 닮았다면 튤립은 아이를 닮았으리라. 빨강, 노랑 선명한 색으로 깜찍함을 뽐낸다. 4살 난 딸아이는 제 친구라도 만난 듯 튤립길을 이리저리 헤매고 다닌다. “와~이쁘다.”를 계속 외치며. 타닥타닥 아이의 경쾌한 발소리에 맞춰 종모양의 꽃봉오리가 그 작은 몸을 파르르 떨면 딸랑딸랑 맑은 소리를 낼 것만 같다. 숨을 크게 한번 들이마셨더니 은은한 향이 가슴까지 전해진다. 아이도 엄마를 따라 큰 숨을 들여 마셨다 뱉길 반복한다.
이곳은 원래 장미공원인데 초봄에 가을에 심어 봄에 꽃이 피는 튤립을 심을 생각을 누가 했는지 찾아가 넙죽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바다와 조형물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풍경화 같아
상춘객들은 꽃놀이를 실컷하고는 동산 위쪽에 있는 산책로를 따라 양지암조각공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조각공원은 생각보다 멀었는데 바다와 어우러진 수선화를 벗삼아 걷자니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조각공원에 다다르니 금속으로 만든 조형물들이 서있다. 미술작품에 문외한인 나는 아이와 같은 호기심으로 조형물을 바라본다. 작품명을 읽고 조형물을 보길 반복하며 작품을 감상한다.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손으로 턱도 한번 괴보고. 10여개의 조형물과 바다의 어우러짐은 자연과 인간이 만든 걸작이리라. 딸아이가 갑자기 바빠졌다. 달팽이 모양을 한 화장실에 반한 것. 맑은 두 눈에 수천개의 별이 빠졌다. 화장실도 예쁘게 꾸며 조형물 옆에 있으니 작품처럼 보였다. 작품 사이를 오가며 작품명 맞추기 게임을 한참 하고 발길을 돌렸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에 튤립까지 4월은 꽃의 계절이다. 겨우내 움추렸던 새싹이 움트듯 이봄, 가족과 함께 능포 장미공원과 양지암조각공원을 가보는게 어떨까.
김경옥 리포터 oxygen0801@naver.com
TIP 네비게이션으로 길을 찾을 때 검색어 “장미공원”이라고 하면 된다.
눈이 호강했으니 입이 즐거울 차례. 근처 맛집은 유니자장과 탕수육 맛이 일품인 60년 전통 천하원과 팔팔 끓는 커다란 뚝배기에 해물을 가득 담은 해물뚝배기 집 항만식당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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