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주정숙

봉사…, 세상을 따뜻하게 품는 힘

수원시자원봉사센터 학부모지도봉사단장 주정숙

지역내일 2010-04-28 (수정 2010-04-28 오후 11:43:52)



알면 알수록 깊은 봉사의 매력 속으로 빠지다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정숙 씨가 봉사란 이름과 첫 연을 맺은 것이 말이다. 큰아이 고등학교의 학부모자원봉사동아리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노인복지시설. 간단한 교육을 받는 동안 두려운 마음이 가득했었던 첫 경험을 털어놓는다. “싸늘한 표정으로 곁을 잘 내어주지 않던 어르신들을 보면서 처음엔 당황도 했지만, 지나면서 그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일회성에 형식적이었던 여러 봉사단체의 방문이 그분들의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게 하지 않았겠느냐고. 그 와중에 만난 곱디곱던 할머니 한분은 그가 지금까지 시설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만든 매개체가 됐다. 하지만 얼마 전 그 어르신이 돌아가셨다. ‘참 깍듯하고 소녀 같던 분이셨는데…’ 얘기를 전하는 그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
 멋모르고 시작했던 봉사가 따뜻함으로 채워지는 동안 그는 어느덧 수원시자원봉사센터(031-228-3006) 학부모지도봉사단장의 위치까지 서게 됐다. “주변에선 그런 걸 왜 하느냐고, 고등학생인 둘째 아이 봉사점수 채워주려고 하느냐며 지금도 묻곤 해요. 그럴 때마다 속상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더라고요.” 그는 외부에서 비춰지는 순수와 현실의 애매한 경계를 털어놓는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봉사가 즐겁다. 학교를 찾아가 진행되는 자원봉사 순회교육, 학부모 대상의 자원봉사 코디네이터 양성교육 등 봉사의 바른 자세를 전하는 일이 그저 행복할 뿐이다.


가족이 함께, 한 분야에서의 꾸준한 봉사가 도움 돼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부각되면서 이제 자원봉사는 비싼 몸이 됐다. 지도단장으로서 학부모봉사단을 많이 만나다 보니 이를 실감한다는 주 단장은 “학부모를 중심으로 아이의 전공과 관련된 봉사동아리를 결성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들려줬다. 봉사가 주목받는 건 좋지만 한편으론 과열현상은 지양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의 대학진학과 함께 단절되는 형식적인 봉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주 단장은 봉사의 의미를 쑥쑥 받아들이는 스펀지 같은 아이들의 마음을 닮았으면 한다. 꾸준한 봉사로 가족의 개념이 확장되고 지루하기만 하던 삶의 당당한 리더가 되는 아이들을 보면 대학에서 ‘마음이 따뜻한 아이’를 선발하겠다는 취지가 십분 공감이 된다고. 
 학부모들 사이에는 봉사는 하고 싶지만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센터 홈페이지만 찾아봐도 가족봉사부터 재능봉사까지 봉사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가능하다면 ‘가족봉사’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 매월 넷째 주 주말에 진행되는 광교공원과 영통나비공원에서의 아나바다 장터도 가족이 참여해볼만한 봉사활동이다. 옆을 돌아볼 수 있게 하고 예서 맺은 인연들로 삶이 풍요로워지게 하는 봉사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의 봉사예찬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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