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탐방

오정동 새마을부녀회

지역내일 2010-04-28

지난 4월20일 오전10시 오정동 주민센터 앞마당에서는 다문화가정과 함께 하는 전통문화체험이 진행됐다. 오정새마을부녀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부천시노동복지회관 한국어교실에서 한국말을 배우고 있는 결혼이민자 25명이 참여했다. 부녀회원들은 그 날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온 다문화 가정주부들에게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인 고추장 담그는 법을 알려줬다. 다문화가정과 함께 했던 이번 체험은 지난 84년 결성돼 현재까지 9대에 걸쳐 지역발전과 결속을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온 오정동새마을 부녀회의 2010년 사업의 하나다.    

회원 모두 베테랑 봉사자
“엿기름과 찹쌀가루를 넣어 삭힌 물을 7시간 쯤 끓여요. 거기에 메주가루와 고춧가루, 소금, 물엿을 넣고 비비듯이 잘 저어주세요. 항아리에 담아 한 달 정도 숙성시켜 먹으면 돼요. 바로 이것이 한국 음식의 기본 재료인 고추장이랍니다.” 오정새마을부녀회원인 양은순(60)씨는 오늘 결혼이민주부들의 고추장 선생님이다. 다문화가정의 초보 주부들은 고추장 만드는 법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베트남 사람 랑 메레우(28)씨는 “고추장은 매운탕이나 된장찌개에 넣어 먹으면 된다. 이만하면 한국사람 다 되지 않았느냐”고 웃으며 말한다. 이 날 오정동주민센터 마당에 마련된 다문화가정과 함께 한 전통문화체험은 화기애애한 교류의 현장이 됐다. 행사를 주관한 오정동새마을 부녀회원 18명은 누구하나 빠질 것 없는 베테랑 봉사자다. 회원들의 봉사활동과 봉사정신은 수준급이다. 독거노인의 밑반찬과 생신상을 따뜻한 마음으로 차려드리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지역 나눔을 실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뉴새마을운동의 일환인 그린코리아 녹색새마을 운동과 스마트코리아 새마을운동, 해피코리아운동, 글로벌코리아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것은 나라의 품격 높이기와 살 맛 나는 공동체, 세계화 속의 새마을 운동을 실천하는 일이다.   

언제나 어려운 이웃과 함께 
오정동은 도시이면서도 시골스러운 정이 많은 동네다. 열악한 환경을 가진 이웃도 많다.
그래서 부녀회원들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오정동주민센터 만화방은 그녀들의 모임 장소. 이곳에서 제시된 안건들은 토론을 거쳐 준비 단계로 들어간다. 행사가 있는 날에는 동 주민센터 주민단체들이 도와준다. 그래서 동네는 훈훈해진다. 이번에 진행된 다문화가정 고추장 체험에도 오정동주민센터 이왕재 동장과 최갑철 방위협의회장 등 여러 사람들이 행사를 도왔다. 햇수로 27년, 오정동 부녀회가 진행한 봉사활동은 셀 수도 없이 많다. 작년 말에는 독거노인들의 김장을 담아 40가구에 전달했다. 노인들은 ‘고맙다, 누가 이렇게 고마운 일을 해주겠느냐. 복 많이 받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불우이웃돕기 일일찻집도 개최했다. 그 날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는 쌀 400kg를 사서 어려운 이웃과 나누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원종복지관에서 매 달 무료급식 봉사활동도 한다. 회원들은 어르신들의 식사를 마련하면서 배식과 설거지까지 말끔하게 봉사한다. 따뜻한 마음을 내서 하는 일이라 그녀들은 행복하다. 이계숙씨는 “남을 위해 봉사하니까 마음이 따뜻해진다. 내 손이 필요한 곳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매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올해는 다문화가정 전통문화체험에 주력
고추장 버무리던 날, 부녀회원 4~5명은 주방에서 비빔밥 재료를 만들고 있었다. 고추장을 만드느라고 수고한 다문화가정 주부들과 회원들을 위한 배려였다. 회원들은 콩나물을 끓이고 고사리나물을 볶고 무생채를 버무려 식탁을 차렸다.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를 그들에게 전달하면서. 그 날 부녀회원들과 결혼이민자들은 부천시민이라는 교감을 함께 나누며 즐겁게 식사했다. 오정새마을부녀회원들의 올해 목표는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전통문화체험이다. 결혼이민자들과의 결속을 다지고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그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이다.
“올 가을에는 송편을 만들면서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릴 거예요. 늘 해 오던 동네 청소는 당연히 저희들 몫이구요. 10월에 여는 아홉 번째 한마음축제를 통해 주민 화합에도 노력할 거예요. 힘닿는 사람들이 모여서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함께 살아야죠.”


미니 인터뷰-오정동부녀회 이경숙 회장
소탈한 말투에 웃는 눈빛이 인상적인 이경숙(52) 부녀회장. 그녀는 주방에 들어가 반찬준비가 됐는지, 마당으로 와서는 고추장 재료들이 부족한 지 확인하느라고 동분서주한다. 지난 3년 간 새마을부녀회 부회장으로 활동했고 5년 간 오정동 세종아파트 부녀회장으로도 활동한 이력을 가진 그녀는 마을 일에 참여하는 소리 없는 일꾼이다. 그녀의 주특기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 돕는 일 자체가 즐겁다는 그녀는 부녀회원들과 함께 동네 사람 모두가 잘 사는 지역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어려운 분들이 많은 지역입니다. 봉사 위주의 지원을 위해 힘쓰려고 해요.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을 계속하면서 이웃돕기 사업을 더 많이 늘려갈 겁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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