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교육정책의 전환기를 맞아, 한층 복잡해진 고교입시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다. 외고나 국제고 입시의 자기주도학습전형, 과학고 입시의 입학사정관 전형 및 과학창의성 전형 등 입시전형의 큰 변화뿐만 아니라 자사고, 자율고, 고교선택제까지 대입 못지않게 고교 진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 고등학교 6년간을 대입을 위한 장기 레이스라고 볼 때 그 실질적인 출발점이 바로 중학교 1학년이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인 중 1, 1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지 알아보았다.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관리
대입은 물론 고교입시에서도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고 온라인상에서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종합적인 진로이력을 관리하는 ‘창의적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이 실시되면서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창의적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에 기록된 스펙은 고교입시 및 대입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한 개인별 포트폴리오로 제출할 수 있게 돼, 잘 관리할 경우 학교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따라서 중 1 때부터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비교과 활동으로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단순히 고교입시뿐만 아니라 대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하지만 아직도 고교입시 준비 자체에만 너무 중점을 두거나, 중학교 1학년은 아직 여유가 있다는 식으로 입시제도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모들이 많다. ‘거인의 어깨’ 길종구 경영자문위원은 “자기주도학습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는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에게만 필요하고 일반고를 갈 경우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부모들이 있다. 하지만 고교 진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입까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고 볼 때 그런 잘못된 판단은 결국 대학입시 실패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봉사활동이 중요한 만큼 중학교 1학년 시기에는 부모가 의도적으로라도 기회를 만들어줘 자연스럽게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충분한 독서와 다양한 독후활동도 중요한데, 무리한 스펙 만들기보다 부모 자신이 평가자라면 과연 어떤 학생을 뽑을 것인지를 염두에 두고 관리하는 것이 좋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정도의 스펙밖에 없거나, 관심분야에 맞는 활동을 했어도 단발성으로 끝난 경우 제대로 인정을 받을 수 없어 연계된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 목적부터 깨닫게 해줘야
현재 중학교 1학년인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무렵에는 입학사정관제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인 안목에서 6년간의 계획을 세우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아직 어린학생들이라 처음부터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목표를 세우고 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 목표 설정이 기본이다. 목표가 불분명할수록 동기부여가 어렵고 공부에 흥미를 가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자녀가 어떤 과목에 흥미를 보이는지, 같은 시간을 들여서 공부를 해도 특별히 어느 과목 성적이 더 높게 나오는지 등을 살펴보면 진로설정에 도움이 된다.
도곡 에듀플렉스 곽향란 원장은 “중 1의 경우 아직 자기주도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부터 깨닫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의 성향에 맞는 적절한 동기부여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자신의 꿈을 위해 준비해나가야 할 것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식으로 꿈과 공부를 연결시켜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중간고사 결과를 발전의 기회로 삼아
강남지역 대부분의 중학교가 4월 마지막 주에 중간고사를 실시한다. 이번 시험이 초등학교 6년간의 학습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첫 기회라는 점에서 중 1 자녀를 둔 대부분의 부모들이 큰 의미를 두게 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시험결과에 만족하는 부모보다 조급한 마음부터 갖게 되는 부모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첫 시험결과에 대한 부모의 반응이 앞으로의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일단 성적이 좋지 않으면 아이들이 먼저 의기소침해지고 자신감을 잃게 돼, 다음 시험에 겁부터 먹게 된다. 곽 원장은 “이번 시험에서 부족했던 점이 시험 기술적인 면인지, 학교수업에 대한 이해의 문제인지 등을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워줘 자신감부터 갖게 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무조건 아이를 닦달하거나 한 번의 시험결과로 진로방향까지 흔드는 것보다 취약한 부분을 장기적으로 보완해 나가면서 공부습관을 다지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외고나 과학고 등 목표 학교 전형에 맞는 주요과목을 철저하게 챙기면서 나머지 과목도 스스로 공부해보는 식으로 주도적 학습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길 경영자문위원은 “이번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 점차적으로 성적을 올려가는 모습이 오히려 입학사정관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너무 급하게 성적을 올리려는 욕심은 오히려 아이가 공부에 질리게 만들 수 있어,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 단계적으로 성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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