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사람들

자전거 클럽 ‘미금여성회’의 자전거 예찬

지역내일 2010-04-26 (수정 2010-04-26 오후 3:59:09)

  “우리의 사랑스런 애마는 언제나 자전거죠”

4월 중반을 넘어 비로소 화사하게 피어난 벚꽃에 자꾸만 눈길을 빼앗기는 지난 월요일 아침. 흐린 하늘 사이로 봄비가 한 두 방울 내리는 날이지만 아랑곳없다는 듯 탄천에는 사람들로 활기차다.
정자동 탄천 가 옆으로 세워진 하얀색 조립 주택 안에도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나왔을 주부들로 빼곡하다. 회원들 사이에서는 일명 백악관으로 통하는 하얀색 컨테이너 사무실은 성남시 생활체육회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자전거 교육장.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며 나온 주부들은 봄의 탄천을 자전거로 달리고 싶은 열의로 가득 차 있다.
“성남시 4곳 자전거 교육장 마다 클럽이 운영되는데 자랑을 하자면 저희 미금 여성회가 가장 인원도 많고 잘 운영되는 곳이에요.” 자전거 강습이 끝난 후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한지 6년. 미금 여성회가 생긴 초기부터 지금까지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해온 최연자(55) 회장의 설명이다.
알록달록 화사한 복장에 헬맷과 장갑, 멋스런 고글을 갖추고 브런치 수다에 여념이 없는 이들은 봄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린 아이처럼 얼굴가득 기대와 흥분이 넘치고 있었다.
일주일에 5일 이상은 자전거를 탄다며 자전거와 사랑에 빠진 이들의 자전거 예찬을 들어보았다.

자전거 무료강습 회원들, 자체적으로 클럽 활동 운영해 
"저희가 자전거 클럽을 만든 게 2004년 부터에요. 지금은 46기가 신입회원으로 들어오고 있죠. 자전거 초기 강습을 끝나고 중급반 이상이 되면 저희 클럽에 들어올 자격이 주어집니다. 현재는 45명이 저희 클럽 회원이에요. 정말 많죠?”
그 중 최연자 회장은 6년째 이곳에서 클럽 활동을 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다.  
그런가하면 이제 막 초보 딱지를 떼고 클럽 회원으로 입회한 46기 강정희(46)씨는 비가 내리는 월요일 아침이라는 악조건도 뚫고 나올 만큼 열의로 가득차 있다.
“약국에서 일하는 데 실내에만 있으니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하려는데 실내에서 하는 운동은 싫었어요. 마침 자전거 강습이 있다 길래 냉큼 등록하고 2주간 열심히 배워 이제 막 초보 딱지를 뗐습니다. 하하”
자전거 마니아인 남편에게 떠밀려 얼떨결에 나오게 됐다는 김은순(55)씨도 지금은 자전거 열혈 팬이 되었다. 자전거 라이딩 4년이란 시간이 가져온 변화다.
“심장이 좋지 않고 머리도 늘 지끈거리는, 한마디로 약골이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지금은 아픈 데가 싹없어졌고 건강 체질로 진화(?)했을 정도예요. 남편 덕분에 아주 좋은 취미를 찾은 거죠.”
각자 이런 저런 이유와 사연으로 자전거와 인연을 맺게 된 회원들. 대부분 건강에 도움이 되고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아 노인이 돼서도 탈 수 있는 유일한 레포츠라며 자전거 예찬을 쏟아 놓는다.

평균 50대 이상 주부들로 구성된 회원들, 자전거로 인생 활력 찾아
“저희 회원들 나이가 40대는 한 두 명이고 대체로 50대 이상이에요. 최고령 회원인 73세 언니도 70세에 배우러 오셔서 지금도 1주일에 5일을 나올 만큼 재밌게 타고 계세요.”
평균 50대를 넘긴 이들의 몸매에서 날렵한 허리곡선이 나오는 이유도 자전거의 매력이란다.
주로 평일 오전에 백악관(미금 교육장)에서 만나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하루 일정을 계획한다는 이들. “봄에는 가까운 고기리나 저수지 근방에 가서 나물도 캐고 볕 좋은 날에는 꽃구경 하며 도시락 까먹는 맛을 안 해본 사람은 절대 모른다니까요. 하하하”
봄에는 자전거 타고 나물 캐러,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으로 물놀이 가러, 가을이면 코스모스 길을 따라 감상에 젖고, 겨울에는 자전거 없이 산행을 주로 하며 365일 중 350일을 만난다는 이들. 거의 매일 보는 얼굴이라 두텁게 쌓인 정은 가족만큼 가깝다.
“일단 모두 주부들이라 거리낌이 없어 좋아요. 대체로 아이들 다 키워놓고, 빠른 경우엔 시집ㆍ장가보내고 나온 분들이라 비교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죠. 여가를 즐기고, 모여서 좋은 경치는 다보러 다니니 눈과 몸과 마음에 호사죠.”
50대로 보이지 않는 군살 없는 몸매에 주름 하나 없는 얼굴로 손자를 둔 할머니라고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클럽 총무 장은아(50)씨의 설명이다.
“저희는 자전거로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예요. 죽기 살기로 자전거만 타는 게 아니라 자전거를 매개로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좋은 곳으로 여행하고 반찬 한가지 씩 해와 백악관에서 뷔페 차려놓고 나눠먹는 소소한 즐거움이 저희 클럽의 자랑입니다.”
자전거 클럽 미금여성회 011-714-3002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Mini Interview 
 미금여성회’ 최연자 회장 

저희 클럽에 회원이 되고 싶은데 자전거를 못 탄다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초보자 무료 강습을 진행하고 있으니까요. 강습을 받고 회원으로 가입을 하시면 됩니다. 처음 입회비는 3만원이고 매달 월 회비 1만원을 내면 저회 회원으로 활동을 하실 수 있어요. 월 회비는 주로 같이 모여 식사하고 차 마시는 부대비용이지요.
초기에 자전거와 장갑, 헬멧, 선글라스(고글) 등 기본 장비만 구입하면 부대비용이 거의 안드는 비교적 경제적인 동호회 활동이에요.
무엇보다 집에만 있으면 우울하고 침체 되는데 자전거 타고 경치 좋은 곳으로 라이딩 나가면 몸도 마음도 활력이 솟아요. 재미있게 즐기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자전거의 장점은 말로 다 설명 못하죠. 이 봄이 가기 전에 벚꽃 활짝 핀 백악관으로 어서들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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