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여는 생활, 건강과 환경에 으뜸입니다
탄천에 자전거 전용도로 만들어야 … 성남시 4개 교육장, 자전거 무료 강습
“자전거 전용도로가 제일 문제입니다. 아무리 녹색성장이라고 외쳐봤자 제대로 밥상을 차려놔야 먹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성남시자전거연합회 김규일 회장은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올해로 5년차 연합회 회장직을 맡으며 탄천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다시 찾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들였음에도 아직까지 부동자세인 성남시를 향해 던진 그의 쓴소리였다.
“정부나 각 지자체에서 자전거 출퇴근을 권장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말로만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가 다닐 수 있게 도로환경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자전거 이야기만 나오면 다소 흥분을 하게 된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보이는 김규일 회장. 자전거와 그의 운명적 관계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성남시 자랑인 탄천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다? 없다!
100만 성남 시민의 자랑인 탄천은 봄이면 화사한 꽃 세상이 펼쳐지고 여름이면 시원한 시냇물 소리에 가슴이 저절로 트이는 곳이다. 가을이면 억새와 코스모스가 향연을 이루고 눈 덮인 겨울의 탄천은 수묵화의 한 장면이다.
이렇듯 탄천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넉넉한 자연의 풍요로움을 전해주는 쉼터이자 마음속 고향이다. 약동하는 봄이 오면 자전거를 끌고 나온 사람들로 붐을 이루기도 하는 곳.
그러나 탄천을 가로지르며 뻗어있는, 우리가 ‘자전거도로’라 알고 있는 길은 ‘자전거전용도로’가 아니다.
“2007년 탄천에서 사고가 났어요. 인명사고라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얽힌 바람에 사고 수습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후에 탄천의 자전거전용도로가 보행자 도로와 혼용이 되었죠. 보행자와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가 뒤섞여 아주 위험한 도로가 된 겁니다. 성남시에서 책임을 면하기 위해 그렇게 했지만 실상은 시민들에게 더 위험한 도로가 되어 버린거죠.”
용인시와 성남시, 서울시로 이어진 탄천의 자전거전용도로가 성남시에선 갑자기 끊어진 셈.
내막을 알고 보면 불합리한 도로망이지만 발 벗고 나서서 전용도로를 주장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자전거는 친 환경 교통 수단이자, 레저 활동의 꽃
“전국에 자전거 도로가 연결되면 차량이 20~30%는 줄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건강뿐 아니라 친 환경 교통 수단으로 활용도가 아주 높은 것이 자전거입니다.”
얼마 후 있을 지방 선거에 시장 후보들에게도 자전거 왕복차선 만들기를 ‘공약사항’에 넣어 달라며 전달하기도 했다는 김 회장. 생활 체육으로 자전거가 갖는 이점을 널리 알리고픈 그의 열정이 보여 지는 대목이다.
“자전거 도로를 만들려면 도로에 왕복 3m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일반 차도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면 길이 좁아지는 것은 아닐까 묻자 단호히 대답하는 김 회장.
“그만큼 차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도로에 자동차가 너무 많습니다. 주차 문제도 심각하고요. 관공서나 일반 상가건물엔 언제나 주차 전쟁입니다. 자전거로 출퇴근이 많아지면 이런 문제는 많이 개선될 겁니다.”
김 회장의 이런 노력과 열정이 작은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성남시 차원에서 판교 신도시에 자전거 무료 렌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조사에 들어갔다는 반가운 소식. 올해 안에 는 자전거 무료 렌탈 사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에 기대를 갖고 있다는 김 회장이다.
하지만 아직도 자전거가 생활과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걸림돌이 많다. 지하철역 앞의 자전거 보관대에는 고장 난 자전거가 방치돼 있다. 도로에 마련된 자전거 도로는 있으나 마나한 무용지물. 주기적으로 수거하고 보수, 관리해야 하는데 예산이 없다보니 늘 그대로 라는 것.
성남시는 자전거 타는 인구가 15만 명에 이른다.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하지만 타 도시에 비해 자전거 환경을 열악한 편.
“창원시나 문경시 같은 곳은 자전거 선진 도시예요. 직장인도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면 3만원의 인센티브가 지급될 정도죠. 우리 성남시도 공무원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구청에 방문한 민원인이 공무원들 개인 차량 때문에 주차할 공간이 없을 지경입니다.”
성남시 4개 교육장에서 자전거 무료 강습 6년째 실시 중
이제 자전거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하는 레포츠 중 하나다. 요즘은 기능과 모양 등 다방면에서 빼어난 자전거들이 많이 출시 되고 있다. 하지만 웬만한 고급 자전거는 자동차 값을 호가하고 있는 실정. “일반인들은 굳이 비싼 마니아용을 살 필요 없습니다. 요즘은 국내에서 생산된 거품 빠진 자전거들도 많이 나오고 있으니 자신에게 필요한 자전거를 잘 선택해 건강한 레포츠로 즐기셨으면 합니다.”
한편 자전거 연합회는 성남시 생활체육계에서 예산을 받아 자전거 무료 강습을 한지 올해로 6년이 되었다. 타 도시에는 없는 성남시의 앞선 생활체육 강좌로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
현재는 미금, 분당, 이매, 수정 교육장에서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강습이 끝나고 각 교육장에서 배출된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클럽을 만들어 운영하는데 4개 교육장 외에 중원, 한강, 산성, 녹색, K16(군부대) 등 9개 클럽 회원 약 300여명이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며 동호회 활동에 열심이다.
또 각 클럽끼리 한 달에 한번 씩 월례회의를 열고 친목을 다져와 단합이 잘 되는 편이다.
“MTB 산악자전거 전국대회를 성남에서 유치하려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남한산성, 영장산, 불곡산 등 MTB 대회 열 곳이 성남시엔 아주 많죠. 이런 전국대회를 열면 지역을 알리고 소개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하하하”
문의 성남시자전거연합회 031-702-9096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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