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인재의 꿈 키워가는 영재교육 현장 속으로!
영역별 학생수준 파악해 개별학습 지도
엄격한 평가 하에 교육 질 해마다 높여가
지난 17일 오후 강동구 천호중 과학실험실. 강동·송파 지역 중학교에서 뽑혀온 ‘강동교육청 영재교육원’ 3학년 학생 20명이 진지한 표정으로 ‘물과 얼음의 차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오늘 수업은 분자모형을 이용하여 얼음결정을 만들어 보는 활동. 구선아(오금중) 교사가 내준 ‘노란 산소분자를 중심으로 결합각이 109.5도가 되도록 수소분자를 꽂아볼 것’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같이 정확한 분자모형을 완성하느라 여념이 없다.
기본적인 교과내용을 한 단계 심화시킨 내용이라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학생들은 교사에게 수시로 질문을 던져가며 분자모형을 완성시켜 나갔다. 구 교사는 4명씩 조를 이룬 책상을 오가며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꼼꼼히 지도하고 있었다. 이론수업을 통해 배운 내용을 실험실습교육으로 직접 확인해 나가는 수업. 교육청이 주관하는 ‘영재교육’ 현장이다.
지도교사팀이 이뤄가는 질 높은 학습 프로그램
영재교육원 협력학교 천호중학교는 강동교육청 영재교육원 과학부분 우수기관으로 정평이 나 있는 영재원이다. 수상실적만 해도 2007~2009년 서울시 최우수 영재원 교육감 표창 수상을 비롯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창의적 산출물 대회에서 최우수상 및 대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천호중학교가 이렇듯 우수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영재교육 담당교사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다양한 시도가 바탕이 됐다. 강동교육청 영재교육원 이영옥(천호중) 교사는 “여느 영재원과 달리 4~5년씩 연속해서 교사들이 팀을 유지하여 영재교육 교수법과 학습방법 개선에 힘쓰고 있다”며 “때문에 해마다 교육내용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심도 있는 개별학습으로 개인 역량에 맞는 교육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은다”고 설명했다.
그 중 하나가 학생수준을 먼저 파악하기 위해 영역별 평가를 하는 것. 이미 영재교육원 심사를 통과한 학생들이지만 어느 영역에 더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지, 좀 더 보완해야 될 영역은 무엇인지 진단평가를 통해 면밀하게 파악한다. 이 교사는 “평가에 맞게 강의내용을 설정하는 한편, 창의적 산출물 대회를 위한 탐구논문지도를 할 때나 질문응대를 할 때 학생수준에 맞는 심화된 답변으로 영재성과 창의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탐구논문지도를 할 때는 강사 1인당 4~5명의 학생을 전담하여 개별 지도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학부모 참여수업을 통해 학부모가 직접 영재교육을 체험하도록 한 것, 학년말 종합평가를 통해 실질적인 향상정도를 측정하는 등의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엄격한 평가절차가 ‘명품교육’의 비결
천호중 영재원이 우수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엄격한 교육평가도 한 몫 한다. 크게 학생평가와 프로그램 평가, 학부모 평가, 교육청 자체 평가 등을 실시한다.
학생평가의 경우 서술형 평가에서 학생이 매 시간 강의한 내용을 충실하게 학습했는지 측정하고 출결평가를 하는 한편, 학생간의 상호 평가와 수상 경력을 운영해 학생 결과표를 만든다. 이 교사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학생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평가 결과표를 참고로 ‘영재원 활동 우수 학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한 프로그램 평가의 경우 학생들로 하여금 매시간 수업 후 수업에 관한 설문지를 조사하게 하여 각 수업의 수준과 학습에 필요한 시설, 도구, 자료가 만족적인지, 수업도중에 질문할 기회가 많은지 등을 꼼꼼하게 적어내도록 한다. 이렇게 작성한 프로그램 평가지는 매년 총계를 내어 학부모에게 공개함으로써 수업의 질을 한층 높이는데 활용하고 있다. 이 교사는 “프로그램 평가로 학부모의 영재수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으며, 교사들도 매년 원고내용의 30%를 바꾸는 등 더 나은 수업내용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험 위주의 심도 있는 과학탐구
천호중학교 영재교육원 과학 영재반의 수업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적 흥미 유발(30%)과 교육과정 심화(30%), 교과서 외 과학 분야별 심화(40%)의 비율로 수업내용을 꾸미는 것. 방학 중 영재 캠프가 있고 1년간 프로젝트로 관심 분야별로 팀을 꾸려 연말에 연구 성과 발표회를 갖는다. 학년 말에는 서술형 시험과 출결 체크 등 종합 평가를 해 순위도 매기고 있다.
이를 위해 중점을 두는 것이 직접 해보는 실험과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탐구학습이다. 이 교사는 “과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실험인데, 학과수업에서는 시간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깊이 있는 수업내용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며 “반면 영재반의 경우 ‘쥐의 구조 및 해부’, ‘두부 만들기의 과학적 원리’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생활 속 과학을 가르치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많다. 때문에 과학의 이론과 경험을 높여주는 한편, 막연하게 생각한 걸 실험할 수 있는 능력, 과학적 탐구능력과 논술, 분석능력을 강화시켜주는데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미니인터뷰 전승준 군(신암중·3)
입자물리학자가 꿈이라는 전승준 군은 벌써 3년째 천호중학교 영재교육원 과학 영재반 수업을 듣고 있다. 전군은 “학교에서는 배우기 힘든 과학이론이나 사물현상을 실험을 통해 배우는 수업이어서 과학적 원리가 더 잘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업수준은 기본적인 교과내용을 심화시킨 것으로 매년 새롭고 충실하게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과학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군은 작년 천호중 대표로 창의적 산출물 서울시 대회에 나가 ‘헬륨과 공기 속에서의 정상파의 속도 측정 및 비교’로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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