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초등학교 6학년 말이 되면 제법 똑똑하다고 알려진 학생들과 부모들은 바빠진다. 한 번의 시험으로 중학교 3년을 다닐 수 있는 영재교육원 시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는 중학교1년을 마치고 재선발을 하기로 가닥이 잡혔지만 올해까지는 한 번 선발되면 3년 내내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내일에서는 중학생 300명, 고등학생 45명이 수업을 받고 있는 과학교육원 현장을 찾았다.
첫 수학 수업을 받기 위해 모여 있는 학생들
영재아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독서 활동
초등영재교육원은 수학과 과학 교과만 선발했으나 중?고등학교 과정은 정보, 수학, 과학, 언어, 예술 등 다양한 방면에서 영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보 분야는 교육연구정보원에서, 수학?과학은 과학교육원에서 언어는 국제고등학교, 예술은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각각 역량에 맞게 수업이 진행된다. 과학교육원은 학교에서 일반 추천과 특별 추천을 받아 서류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에 한해 학문적성검사를 실시해 선발한다. 검사 내용은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발 시험 문제는 전국 공통이나 수업 교재는 각 영재교육원별로 다 다르다.
과학교육원의 신수호 원장은 “공교육차원에서 영재를 선발해 다양한 방면에서 사회 각 분야의 리더로 자랄 수 있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이 프로그램면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할 수 있지요”라고 교육원에 대한 운을 뗐다. 또 “영재아들의 기본 특징은 평균 이상의 지능과 집중력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언어 구사 능력이 정확하지요. 대부분의 공통점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하는 데는 독서만한 게 없어요. 독서 통해 상상력을 키우지요.”라며 독서의 힘을 강조했다.
실험 교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과학 수업
문제해결능력이 남다른 아이들
원래 고등학교 과정은 수능 준비로 경쟁률이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었는데 입학사정관제 실시로 인기가 높아져 올해는 7 :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전공별로 모둠을 만들어 연구하고 그 연구 과제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만든 뒤 발표하는 과정을 밟는다. 또 대학교수와 연계해 과제물을 만드는 데 도움을 받는다.
중1학년 과정은 중학교 교사가 수업을 하지만 중2?3학년 과정은 고등학교 교사가 담당한다. 과학 담당인 최정곤 화명고등학교 물리교사는 영재교육원 학생들과의 수업은 늘 새롭다는 말을 했다. “수업 준비에 상당한 고민과 시간이 많이 들지요. 늘 새로운 아이디어로 다가오는 아이들이라 생각을 많이 해야 합니다. 영재아들은 새로운 문제가 던져졌을 때 해결하려는 자세부터 다르지요.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합니다. 한 학생은 모르는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메일로 문의하고 본인이 해결한 뒤에는 자신에게 몇 점을 줄 수 있겠냐며 점수를 요구하더군요. 과제집착력이 대단했어요.”라며 일반아이들과 영재아이들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영재교육원을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끔은 과학영재고등학교에서 인문계로 옮기기기도 합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문과 쪽에 더 적성이 맞는 다는 것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거든요.”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동안 학부모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설 영재원 도움없이 동네 수학교실만 다니면서 과학교육원 수업을 받게 되었다는 한 학생의 부모는 다른 학생들의 선행 학습량에 놀랐다는 말을 했다. 중학교 과정을 넘어 고등학교 과정까지 공부가 되어 있어 비교가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원 합격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교육원 내에서도 학생들 간의 편차는 있기 마련이고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일 역시 부모와 학생들의 또 다른 과제일 것이다.
미니 인터뷰 - 교육연구사 홍말숙 교사와 최재웅, 이혜원 학생
홍말숙 교육연구사
사직중학교 2학년 이혜원 학생
“영재교육의 목적은 잠재력 개발에 있습니다. 가끔 내신 성적 올리기를 기대하시고 중간기말고사와 수업이 겹칠 때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시지요. 영재교육원을 다녔다고 해서 특별한 가산점은 전혀 없습니다. 영재원에 아이를 보내시는 부모님들께 지식 측면을 강조하시기 보다는 인성 교육도 챙기시라고 꼭 당부드리고 싶어요” 과학교육원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 홍말숙 교사는 뛰어난 성적 이외에도 훌륭한 품성을 지닌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거성중학교에 다니는 최재웅 학생은 핵물리학자가 꿈이다. “우선 과학고등학교에 가는 게 목표예요. 초등학교 때 친한 친구들과 모임의 만들어서 영재원에 대비했고 같이 합격해서 다니고 있어요”라며 첫 수업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초등학교 때 동래구교육청 영재교육원에 다녔다는 이혜원 학생. 사직중학교 2학년이라며 “좋은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아요. 완전하게 결정한 건 아니지만 의사나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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