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희망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분당노인종합복지관, 연 회원 1만 명에 하루 방문객만 3천 명에 달하는 국내·외에서 손꼽히는 노인종합 복지관이다.
사회교육 프로그램도 웬만한 대학수준에 이르는 이곳에는 은퇴 후 2막 인생을 다양한 봉사활동과 사회참여로 보내는 시니어들이 많다. 그중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우울증과 자살 위험에 처한 노인들을 보듬어 희망의 빛을 전해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노인생명보듬이’ 활동가들이다.
총 10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전직 교사부터 공무원, 대기업 임원 등 다양하고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작고 소소하지만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지금 현재가 더욱 뿌듯하다는 이들. 보듬이 활동이 남을 위한 희생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는 행복한 선물이라며 얼굴 가득 함박웃음으로 강조하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보듬이 활동은 어두운 생명을 밝은 곳으로 안내하는 일
이원영(80)-같은 노인이지만 노인들의 생활과 수준이 다양해요. 힘들고 우울한 상태에 있는 노인들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었을 때, 또 다시 일어서는 것을 볼 때면 아주 큰 보람을 느끼지요.
김인자(65)-희망이 없어진 곳에 희망을 움틀 수 있게 도와주는 활동이라 매력적이죠.
강종식(65)-경기도는 노인 자살률이 특히 높아요. 이점을 생각하면 우리 같이 심신 건강한 노인들이 어려움에 처한 노인들을 상담하고 도와주는 일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신현기(76)- 젊어서 상담일을 많이 해왔어요. 연관되는 일이라 선뜻 나섰고 젊은 사람들보다 같은 노인들끼리 헤아려주면 공감이 잘 되잖아요. 한명이라도 더 침체된 곳에서 나오게 해야죠.
정규우(71)-공직에 있다가 퇴직하고 사회참여 방법을 찾다가 주위의 권유를 받아 시작했어요. 처음엔 노인 자살에 대한 이해가 없었는데 이일을 하면서 많이 알게 되고 또 그만큼 보람도 느낍니다.
전태규(68)-복지관이 처음 생기던 해에 이일을 시작한 초기 구성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잘 전수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이 활동을 하면서 상담교육과 훈련, 워크숍 등 늘 배우고 공부하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구시대 노인의 마인드를 버리고 신노인 마인드로 무장해 활동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심병기(75)-저 역시 공직에 있다가 은퇴 후 나이 먹으니 노인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느꼈고, 그러던 차에 이 활동을 알게 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상준(80)-나이가 드니 남에게 도움을 줄 기회가 그리 많지 않더라고요. 또 남에게 도움을 주려면 나 자신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죠. 그런 면에서 우리 10명 보듬이 활동가들은 팀워크가 아주 좋은 편이죠.
조인애(63)-퇴직하고 10년 동안 집에서 신나게 놀았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이 활동을 알고 잘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다가 시작했고, 지금은 1주일에 한 번씩 도시락 싸서 내담자를 방문하고 있어요.
가족 학대와 역할부재가 노인 우울증 주범
이원영-가족으로부터의 학대가 노인 우울증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우리 세대만 해도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게 당연한 효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시대가 변했잖아요. 자식이든 손자든 자신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없으면 부모를 소홀히 대하고 그러다가 결국에는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같은 경우는 우리 돌보미 활동가 뿐 아니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궁극적인 해결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신현기-핵가족이 되면서 봉양이 30% 감소했다고 해요. 그래서 노인도 일을 해야 합니다. 은퇴 후 3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경제력 없이 사는 일 자체가 우울감과 의기소침을 가져오지요. 봉사든 일이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심신의 안정을 찾으면 우울증과 자살률은 줄어듭니다. 노인도 빈부격차가 많아요. 경제력이 있는 노인들은 우울증이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강종식-역할부재에 따른 문제도 있지요.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아무 쓸모가 없는 존재라는 낮은 자존감이 우울증을 가져옵니다. 무엇인가 사회에 기여하고 자식이나 손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급여를 낮게 책정 하더라도 사회활동에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노인생명보듬이 활동가들의 이야기는 ②편이 이어집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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