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분당ㆍ용인 시니어에게 물었다.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지역내일 2010-04-12 (수정 2010-04-12 오전 11:45:18)

가슴을 울리는 내 인생의 말 … 모두 사랑이어라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 낮춤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습니다.”
“가장 위대한 종교는 ‘친절’, 따뜻한 몇 마디 말이 이 지구를 행복하게 합니다.”
얼마 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과 무소유를 몸소 실천하며 입적하신 법정스님이 남기신 어록들이다.
우리 인생에 영향력을 주고 가신 성인들의 말씀은 인생의 혜안이 담긴 말들이라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 그리고 때로는 우리네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진정성이 담긴 말 한마디는 삶의 고단한 수고와 농축된 철학이 담겨 있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분당ㆍ용인 시니어들의 지난한 인생 여정 속에서 어쩌면 한줄기 빛이 되었을, 때론 채찍보다 강한 힘으로 인생의 호된 가르침이 되었던 말들을 들어보았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써 이들이 들려주는 금언(金言)이 후세대의 인생에도  또 다른 지침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방기정 (55ㆍ용인 원삼초 두창분교장 )
‘이 또한 쉬이 지나리라.’
어느 잡지에서 읽은 말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겪게 되는 수많은 일들에 기쁘거나 슬프거나 어느 한 가지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기쁜 일이 생겼다고 들뜨다 보면 어느새 그 일은 끝나고, 너무 슬퍼 도저히 살아갈 희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시간이라는 매개가 재주를 부리면 결국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기 마련이지요. ‘평범의 연속이 비범이다.’ 라는 말도 오래전 들은 말인데 종종 가슴에 품고 살다가 가끔은 잊고 살았는데 다시 살아나는 말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다 비상식적인 사건을 만나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그제야 깨닫게 됩니다.
하루하루 평범하게 상식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어려우면서 행복한 일이란 생각입니다.


조용준 (55ㆍ야탑동ㆍ본 메디컬 대표)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
출처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제가 서른을 갓 넘긴 시절에 어느 책에서 본 구절입니다. 그렇지만 사회생활하면서 어디 마음에 드는 일만 골라서 할 수가 있나요? 더구나 회사생활하면서…그래서 그때부터는 닥친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좋아하는 마음을 만들고 난 후에 일을 했고 도저히 좋아지지 않는 일은 상사에게 얘기해 더 힘들지만 좋아할 수 있는 일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 버릇을 자꾸 들이다 보니 일의 과정이 훨씬 단축되었습니다. 그리고 몸에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새겨져 결과적으로 항상 성과가 좋았습니다.
직장에서의 평가도 높아져서 늘 선두에 서서 일을 맡아가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분당에 창업한 지금도 사업성과가 마음대로 되지는 않지만 과정은 늘 즐겁고 신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즐거워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좋아해서 하다 보니 즐거워지는 이치라고나 할까요.

김경규(63. 용인 보정동ㆍ시니어 블로그 운영)
“남에게 베풀면 나에게 돌아온다.”
인생 좌우명처럼 삼고 있는 말입니다.
어찌 보면 실속 없는 것 같긴 해도 결국은 자신이 행복해지는 과정입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 지방으로 발령이 나서 근무를 하다보면 객지에 나온 직장 후배들이 많았죠. 그 후배들에게 밥도 해서 먹이고 챙기고 아껴주었는데 은퇴한 지금까지도 연락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남에게 베푼다는 것, 결국 자기를 위해 선을 행하는 것과 같다는 말을 실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홍성훈 (62ㆍ용인 상현동ㆍ헤드헌터)
‘자신을 끝없이 업그레이드하라’
제 자신 평범하게 살아온 터이라 어느 시점에서 내 인생을 바꾼 계기는 없지 않았나 자문해 봅니다. 다만 제 자신을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뭔가 얻어지는 것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아 실망하곤 합니다.









김일식 (71. 분당 정자동ㆍ음악해설가)
‘세상 모든 사람이 남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지상을 통하여 자기의 이름을 알리려고 하는 것이 목적인데 남이 아무도 모르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이야 말로 참된 봉사다’
대학시절에 읽은 러시아 신부님의 ‘보람 있는 그 날까지’라는 책의 내용입니다. 제 인생에  평생 길잡이가 된 책입니다.
60대에 정년 퇴직을 하고 가끔 음악 동호인들과 함께 ‘하우스 콘서트’를 열곤 했는데 참석한 회원분이 좀더 여러 사람에게 음악을 알려달라는 제의를 하셨습니다.
그 후 지인의 도움으로 온라인 음악카페를 만들고 지금까지 4년 동안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있는 곳’ (cafe.daum.net/kis77)’ 카페를 운영하며 봉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지역 방송국에서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복지관에서 ‘클래식 음악 감상반’ 강사로 회원들과 함께 음악 감상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년 퇴직 후 내가 하고픈 클래식 음악으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어 무척 행복 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인자(65ㆍ구미동ㆍ‘노인생명사랑보듬이’ 활동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따뜻한 사람’
30년을 꼬박 국어교사로 재직하다가 2003년 정년퇴직을 하면서  갑자기 인생이 정지된 느낌이었어요.
늘 움직이고 활동하던 제가 집에만 있다 보니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역시 ‘사람은 죽는 날까지 움직여야 하는구나.’를 실감하고 있었죠.
그렇게 소일거리를 찾다가 어느 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따뜻한 사람을 모십니다’ 라는 문구가 가슴에 꽂혀 그 길로 ‘노인 생명 보듬이’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우울증과 자살 위험에 처한 노인들을 밝은 곳으로 안내하고 상담하는 역할이죠.
그렇게 일주일에 3번 복지관에 나와서 정서적, 심리적으로 불안한 노인들에게 1:1 상담도 하고 말벗도 되면서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게 됐습니다.
저는 희생, 봉사라는 말에 익숙하지 않고 또 별로 좋아하는 단어도 아니에요. 자기를 희생하고 남을 돕는다. 뭔가 안 맞잖아요. 그런데 이 활동을 하면서 희생의 개념을 다시 알게 됐어요. 너도 위하고 나도 위하는 것이 바로 ‘희생’의 본뜻임을 알게 됐지요. 

분당·용인 시니어, 그들이 남긴 어록!
● “희망이라는 단어는 나를 설레게 하는 주제어다.” - 김인자(65)
● “말빚을 지지 말라는 법정스님이 말씀처럼 나도 글 빚을 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수필공부를 하며 글에는 좋은 말만 써놓았는데 정작 삶은 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다.” - 이화용(56)
● “반짝이는 댄스복에 빨간 모자 쓰고 춤을 추는 우리들. 보육원 아이들부터 70~80 노인들의 환한 미소가 우리를 달려가게 만든다. 내 다리는 달인의 경지, 춤추는 삐에로가 되어 앞으로 10년은 거뜬히 봉사할 것이다.”- 봉사동아리 이행자(65)
● “앞으로의 사회는 인터넷을 아는 시니어와 모르는 시니어로 양분될 것이다. 인터넷, 온라인은 시니어들과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다.” - 조용준(55)
● 기계도 계속 돌려야 녹이 슬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항상 움직여야 맑은 정신으로 살 수 있다. - 권국지(69)
● “나이로 살기보다 생각으로 살아라.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산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고 만다. 생각의 게으름이 사람을 빨리 늙게 만든다.” - 김진수(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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