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으로 질주하는 아시아 명문대학들
누가 글로벌 톱 대학이 될 것인가. 최근 교육 허브로 떠오른 홍콩과 싱가포르가 ‘글로벌 톱 대학’을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육의 중심이 서(West)에서 동(East)으로 이동하면서 각국의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홍콩&싱가포르, 아시아 허브 명문대학 육성책
지난 1월 홍콩대학은 북한 학생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나 자료를 검색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해 북한으로 입학사정관을 파견해 현지에서 대학 홍보를 통해 학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 네팔, 타이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각국에서 추천한 우수인재들을 선발해 현재 25퍼센트를 차지하는 외국인학생 비율을 2012년까지 50퍼센트 비율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교육부는 2011년 9월 제4의 국립대학인 SUD&T 개교를 앞두고 있다.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MIT의 전 엔지니어링 학장 토마스 매그난티(Thomas Magnanti) 교수가 총장으로 지목됐으며 모든 과정에는 디자인이 포함된다. SUD&T는 NUS(종합대학)와 NTS(공과중심대학), SMU(경영중심대학)에 이어 디자인과 공학이 결합된 실리콘밸리식 산학협동 종합대학으로 또 하나의 명문학교로 떠오를 것이 기대된다.
그런가 하면 금융과 무역 분야에서도 오랜 경쟁자였던 홍콩과 싱가포르는 최근 ‘아시아의 문화·예술 허브’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다. 대형 경매업체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자리 잡은 홍콩은 세계3대 경매시장으로 발돋움 하고 있으며 올해 초 28억 달러를 투입해 ‘웨스트카우룬(West Kowloon) 문화지구’ 건설에도 착수했다. 한편 싱가포르 정부는 문화·예술 분야 발전을 위한 ‘르네상스 도시 계획’을 기반으로 극장·박물관·콘서트홀 등을 건설하고 아시아-유럽 문화의 집결지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라는 공통점을 지닌 홍콩과 싱가포르는 이제 경제를 넘어 세계적인 교육과 공연예술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이처럼 ‘국제적 감각과 다양한 문화를 동시에 경험’하며 ‘아시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의 명문대학들은 세계 각국의 인재들을 흡입할 수밖에 없다. 또한 영어수업, 외국인 교수와 학생 비율의 우세는 물론이고 중국 본토로 통하는 비즈니스 관문이자 글로벌 기업들이 지사를 두고 있어 취업 기회가 풍부한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두 도시의 ‘글로벌 톱 대학’ 만들기 경쟁에 최근 중국도 끼어들었다. 중국은 베이징대학교, 칭화대학교, 상하이 교통대학교 등 9개 대학의 연합을 중국의 ‘아이비리그’로 부르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대학교육이 어떻게 해야 세계일류대학들을 넘어설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영어수업과 외국인 교수와 학생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상해에 100퍼센트 영어로 수업하는 ‘동화대학 국제학부’ 개교를 시작으로 머지않아 영어강의 중심 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세계일류대학을 목표로 뛴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면서 대학 교육의 중심도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톱 대학’을 목표로 이 치열한 경쟁에 유독 한국만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 우리도 국내 대학을 세계일류대학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다.
우선 ‘글로벌 톱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국의 명문고를 육성해 인재육성에 힘써야 한다. 싱가포르 교육부가 매년 공립·사립 랭킹발표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반해 우리는 그나마 있던 명문고를 다 없애기 위해 안달이 났다. 우리나라 교육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평준화 체제의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이 필요하며 결국 경쟁과 자율의 요소가 필수적이다. 또한 국내용 교육제도를 탈피해 SAT/AP, IBDP 등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 학력 자격의 비교 및 호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국제적으로 비교할 수 없거나 호환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가지고서는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양 대학들이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데 비해 단기간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한 홍콩과 싱가포르의 명문대들의 성공요인을 참고해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교육제도’와 세계 일류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대학’이 나오기를 바란다.
김철영 대표
세한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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