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내린 함박눈은 봄이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뜻밖의 반가움으로 바꿔 놓았다. 학교 교실은 이제 막 사귄 친구들과의 수다로 쉬는 시간마다 북적북적하다. 새 학기에 대한 긴장감이 약간은 느슨해진 요즘. 아이들을 책상 앞에 앉혀 공부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의 학생은 받지 않는 독특한 교육방식을 도입해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학원이 있다. 도대체 5학년 이상의 학생을 받지 않는 이유는 뭘까. 관설동 단관초등학교 후문 근처에 위치한 ''서일어학원''을 찾아가 보았다.
■아이들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매일반만 운영
5학년까지의 학생들만 받는 서일어학원. 서일어학원 서기철 원장은 "12세에서 13세에 이르면 듣기 능력이 떨어져 효과를 볼 수가 없다"라며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12세에서 13세까지의 학생들만 받는다"는 나름의 소신을 밝힌다. 실제로 자녀가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학부모가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미안한 마음도 없지 않다고 말한다.
"학부모님들로부터 월수금 반이 왜 없냐고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라며 서기철 원장은 입을 연다. 서울 수도권 등지에서 오랜 시간 영어강사를 했던 서기철 원장이 매일반을 운영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서 원장은 "매일 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학습 리듬이 깨지고 오랜 경험으로 볼 때 매일반 수업이 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판단했기 때문"이라 말한다. 월수금반과 같이 격일제로 수업을 하다보면 과제물 체크나 수업에 대한 리듬이 깨질 수 있다. 하지만 매일 공부하는 아이들은 오히려 다른 생각 하지 않고 매일 공부를 하게 된다. 그것이 서일어학원에서 매일반을 고집하는 이유다.
■학년별이 아닌 수준별 반편성
서일어학원은 학원 등록을 하더라도 바로 정규반에 배치하지 않는다. 최소 2주, 길게는 6주 동안 원장이 직접 아이들을 서일어학원의 수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서기철 원장은 "아이들의 공부 습관이나 태도를 관찰하고 아이에 맞는 레벨과 교육 방법을 선정한다"며 "아이가 정규반에 들어가 다른 학생들과 무리 없이 학원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태도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원장이 직접 일대일로 이제까지의 공부 습관을 다듬어 주니 아이들은 어느새 공부 습관이 저절로 잡히고 이는 영어뿐만이 아니라 다른 과목으로도 퍼져나가 학교 성적 향상으로 이어진다.
반편성 고사 후 수준별로 수업을 하는 서일어학원은 저학년과 고학년이 섞여 수업을 한다. 서일어학원 정나영(26) 강사는 "고학년은 고학년대로 저학년은 저학년대로 저마다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고학년 아이들이 저학년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 경각심을 느껴 더욱 분발하게 되고 저학년 아이들은 필기나 기타 여러 가지 또래 학년에서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어 각각의 학년에 도움이 된다는 것.
■ 멀티미디어 시스템 도입
학원에서의 수업은 집에서 연장이 되는데 컴퓨터로의 예습과 복습이 그것이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컴퓨터를 이용해 과제를 하다 보니 어느새 공부한다기 보다 만화나 게임을 하는 듯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어 공부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
서일어학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형은 "학원을 보내고 영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과목들의 실력이 같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며 "단순하게 영어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습관 자체를 배우다 보니 아이의 집중력, 태도까지 바뀌게 되었다"고 말한다.
개원 7개월째를 맞고 있는 ''서일어학원''. 소신 있는 서 원장의 영어교육 방식이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문의: 766-0220
이지현 리포터 1052j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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