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은 마라톤과 함께 합니다”
부천 복사골마라톤 클럽 회원인 마라토너 김창선(51)씨가 지난 3월21일 열린 2010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100번째 서브 스리(풀코스 3시간 내 완주)를 달성했다. 몇 년 전 내일신문과의 인터뷰 때 꼭 달성하고야 말겠다고 했던 100번째라는 굳은 각오를 성취한 것이다. 이번 기록과 함께 풀코스 완주만 해도 117번, 그는 어떻게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수없이 해냈을까. 여기 그만의 끈질기고 역동적인 마라톤 인생이 펼쳐진다.
10대 시작, 50대 완성한 서브 스리 100회
“17세 때 합기도를 배웠어요. 그 때 사부님이 달리기를 계속 하라고 했어요. 뛰어보니 참 재미있더라구요. 그래서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됐죠.” 마라톤을 왜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치곤 너무 평범하다. 하지만 그의 눈빛과 말투에는 범상치 않은 힘이 배어있다. 처음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한 것은 손기정마라톤대회(현 춘천조선마라톤대회 전신)때였다. 서울 창동역을 출발해서 남양주를 돌아오는 코스에 섰던 스물 한 살의 김 씨는 하프 통과 때 교통통제 관계로 시간미달에 걸려서 회송 차량을 타야했다. 이 일은 뼈아픈 기억으로 남았지만 지금의 그를 만들어낸 원동력이 됐다.
“눈물을 머금고 첫 도전을 불명예스럽게 장식했어요. 지금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겠죠. 당시는 마라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던 때라서 강제로 멈춰야 했던 거죠. 그 때 일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아있어요.”
마라톤의 매력은 성취감
“마음으로나마 큰 짐을 덜어낸 기분이 들고 지금은 너무나 행복합니다.”
총 2만3000명이 참가했던 동아마라톤대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제대회. 광화문을 출발해서 잠실종합운동장을 돌아왔던 이번 대회에서 김 씨는 2시간44분57초로 골인해 국내 6번째 서브스리의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춘천, 서울, 통일, 충주마라톤대회, 국제평화마라톤대회, 인천국제마라톤대회 등 전국의 마라톤 대회를 섭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 중앙국제마라톤대회 50대 1위, 2009년 동아마라톤 ‘50대 올해의 선수상’ 수상에서 이번에 얻은 기록까지 다양한 마라톤 이력을 가졌다.
“마라톤의 매력은 성취감이죠. 42.195km를 완주하고 나면 달릴 때 고통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결국엔 해냈다는 자부심이 온 몸을 휘감습니다. 그런 기분은 평소엔 얻을 수 없는 희열과 행복감을 가져오죠. 그런 감정을 맛보기 위해 대회에 다시 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베테랑 마스터스 마라토너의 반열에 선 그는 “마라톤을 하면서 아름다운 팔도강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번의 서브스리 달성은 하늘이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그는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3월21일 현재 풀코스 117회를 완주 ‘중’이라고 했다. 또한 서브 스리는 100회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200번이 넘게 뛰어왔지만 아직도 그는 달리고 있는 중인 것이다.
지난 21일엔 2만3000명 중에서 100등을 차지했다. “100번 째 기록을 100등으로 들어오다니...” 그는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으며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마라톤을 하면서 얻은 것은 건강과 친구와 인내와 사랑, 그리고 자유다. 마라톤 대회에 나가서 전국 각지의 친구들을 사귀게 됐고 그 친분을 10여 년 이상 이어왔기 때문이다. 30여 년 마라톤 인생이 그랬듯 그는 다가오는 4월4일 합천벚꽃마라톤대회에 출전해서 또 달릴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서브 스리 100회를 달성했다 해도 특별한 감정은 없어요. 100회나 뛰었으니 이제 그만 뛰라는 말을 들으면 아쉽지요. 백 살 먹은 어르신에게 그만 사시라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저는 어제처럼 오늘도 변함없이 달릴 것입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TIP! 복사골마라톤 클럽
김창선씨가 몸담고 있는 부천 복사골마라톤클럽은 지난 2000년 창립한 부천의 대표적인 마라톤 팀이다. 제1회 복사골 마라톤대회를 주관했고 통일기원 국토종단이어달리기 대회 때 부천을 통과하는 구간 행사를 2회나 주관한 적이 있다. 해마다 전국의 크고 작은 마라톤대회에 참가해서 10여 차례 우승해 부천의 체육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전국적인 명문 클럽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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