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아침 대구 시내가 새하얗게 변했다.
53년 만에 내린 춘삼월 폭설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9.5cm의 눈이 내린 것이다. 1957년 3월 12.1cm의 눈이 내린 이후 처음으로 3월중 가장 많은 강설량이었다.
대구시민들의 경우 1cm 정도의 강설량에도 설설 기어 다니기 일쑤다. 눈에 익숙하지 않고 제대로 제설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53년 만에 내린 기습폭설은 도시가 마비될 정도의 강설량이었지만 의외로 순탄하게 도시기능이 작동했다.
시민들의 협조와 자발적인 대응 등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이번에는 대구시와 일선 구·군청 행정기관의 발 빠른 대응이 돋보였다는 게 중평이다.
대구시는 지난 8일 대설 예비특보가 발령될 때부터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8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대설특보관련 특별지시를 내리고, 9일 오전에는 대구 시내 8개 구·군청의 국장들을 시청으로 불러 모아 다시 한 번 인력동원과 장비점검 등을 지시했다.
시는 9일 밤 10시 이후부터 빗줄기가 눈으로 바뀌자 비상근무인력을 제설작업에 투입했다. 10일 새벽 2시부터 비상대기중인 전 공무원을 148개 노선에 배치해 제설작업에 나섰다.
이날 아침 8시까지 계속된 제설작업으로 이변도로를 제외한 주요 간선도로는 거의 막힘없이 뚫렸다. 김범일 시장도 이날 새벽 4시부터 사택에서 시청 간부와 도로관리기관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제설작업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는 이날 새벽 6705명의 인력과 차량 217대를 동원하고 염화칼슘 1만1431톤, 모래 849㎥를 살포했다.
10일 오후까지 대구시 재난상황실에는 사소한 접촉사고 외에 접수된 것이 없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사는 주부 임모(41)씨는 "초등학생 아이가 버스를 타고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학교에 도착할 정도로 시내버스가 정상운행된 것으로 보여 대구시의 재해대책이 발 빠르게 진행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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