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현대인들은 삶의 본질을 탐색하고 여기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깨달으면서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방식의 삶을 시도하고 추구한다.
알코올에 의존하여 살아온 사람들은 여전히 지난 과거의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한 고정관념만을 고집할 뿐이다. 과거처럼 여전히 소유만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 믿고 애를 쓰지만, 결국에는 인생에서 어려움과 어지러움만 남길 뿐이다. 이는 과음하는 동안에는 물론, 단주를 해나갈지라도 삶 속에서 술 없는 맑은 생활 태도를 발전시키지 못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태도에서 자연히 드러나는 존재의 문제이다.
직업과 일에 대한 태도가 대표적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한 직업이 마치 자신의 전부인 양 여긴다. 자신을 결함이 많은 존재로 여기는 한, 직업을 소유하고 일을 통한 소득이 자신의 가치의 전부라 여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이 없으면 안달복달한다. 일이 자신의 전부라고 여기므로, 단주를 위한 휴식과 자기 성찰의 시간이 있을 수 없다. 대부분이 회복을 위한 재활은 제쳐두고 너무 빨리 일에 달려든다. 그리고 일단 시작하면 정신없이 일에만 지나치게 몰두한다. 소위 일 중독이다.
일이 아무리 중요해도 자기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런데도 일이 마치 나라는 존재의 모든 것이라도 되는 양 오로지 일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찾고 자존심을 건다. 일이 있든 없든, 그 일이 빛나든 눈에 띠지 않든, 그 성과가 찬탄을 받든 시선을 못 받든, 나라는 존재는 언제나 그대로의 나일뿐이다.
돈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이다. 금전을 자신의 삶이 행복하기 위한 방편으로써가 아니라 바로 자신으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재산의 축적과 소유에 집착한다. 힘들게 번 소득을 남들에게는 쾌히 쓰는 것 같은데, 스스로를 위해서응 정작 잘 쓰지 못한다. 남들에게 베푸는 금전적 너그러움도 그 이면에는 자기 존재 확인의 의도가 깃들어있다. 존재의 빈자리를 소유로 해결하려 한 것이다.
식자들 중에는 도움을 거부하며 혼자 힘으로 단주하겠다는 이가 많다. 단주에 대한 지식을 가지면 알코올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식을 소유하면 가정사나 다른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여 장자, 노자, 화엄경, 금강경 등등의 책을 섭렵하며 공부만 한다. 그런데도 우직한 이들보다 단주가 더 잡히지 않는 수가 흔하다.
지식의 소유에만 관심을 기울였지 존재의 변화란 이해가 없다. 지식을 획득하고 소유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기라는 존재의 변화를 위하여 성찰이 필요하다.
신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무료 상담 : 748-5119, 강원알코올상담센터 www.alj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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