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와 화병

지역내일 2010-02-24
갱년기란 성숙기에서 노년기에 이행하는 40세 후반에서 50대 정도를 지칭하는 말로 이 기간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여러 가지 변화와 이상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갱년기 장애라고 한다. 갱년기에 이르면 난소 호르몬이 감소하는 반면, 뇌하수체 전엽의 성선 자극 호르몬과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이 증가하여 호르몬계의 균형이 깨지게 되고 이것이 간뇌의 자율신경중추에 영향을 주어 자율 신경계의 실조를 가져온다. 갱년기 장애는 이 호르몬계의 불균형과 자율 신경계의 실조 상태가 조합된 증후군으로 안면홍조(顔面紅潮), 上氣, 심장 두근거림 등의 신체증상을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우울증이나 화병(火病)을 일으키기도 한다.
가정주부인 정 모 씨(50세)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우울해지면서 가슴이 막히는 듯 답답하고 열이 올라 불편함을 겪게 되었다. 자녀들은 훌쩍 커서 친구들하고만 어울리고 남편 또한 무뚝뚝한 성격이라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상대가 없었다. 그렇다고 특별한 취미가 있어서 거기에 몰두하는 것도 아니라 매일 매일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렇다보니 인생에 대한 허무함이 밀려오고 점차 우울 경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갱년기 연령대가 되면 호르몬계의 불균형으로 인해 자율 신경의 균형이 깨지게 되므로 조그만 일에도 화가 잘 나거나 우울해지기도 하여 흔히 화병이 생기게 된다. 신체적으로는 하복부의 어혈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가 뇌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갱년기 여성의 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복부진단이 용이하다.
한의학에서는 복진(腹診)을 통해 인체의 막혀 있는 부분을 파악해내고 그 원인이 되는 독소를 치료한약 투여를 통해 배출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의 전체적인 순환을 유도하고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면역기능을 극대화시켜 질병을 치료한다.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투여되는 치료한약은 심플하면서도 정확한 목표를 갖도록 집중되어 구성된다. 몸에 좋으라고 그냥 먹는 보약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치료한약이 투여되면 인체는 거기에 반응하게 된다. 틀어져있던 몸의 균형이 점차 바로잡아지면서 몸이 크게 한 번 변하는 때가 오는데 이를 ‘명현현상’ 이라고 한다. 이 ‘명현현상’ 을 거치면서 비로소 호르몬계와 자율 신경계가 균형을 찾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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