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집 사이로
기름이 쏙 빠져 담백한 맛
자리에 앉는 순간 횡재를 한 느낌이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자리마다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있고 대부분이 예약을 한 손님들이었다. 유리가 없는 널찍한 창 너머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주방이 보이고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각각 세팅된 식탁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불하는 값에 비해 터무니없이 잘 차려졌다.
생고기, 칼집 삼겹살, 갈비탕 등을 주로 판매하는 이곳의 대표 음식은 칼집 삼겹살이다. 생삼겹을 알맞은 두께로 가로 세로로 칼집을 두어 숯불에 구우면 기름이 사이사이로 쑥 빠지고, 고기 결이 사라져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먹어본 사람들은 다시 한 번은 꼭 찾아오기 때문이다. 주방장이 손님의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바로 칼집을 내서 식탁에 내오기 때문에 신선도도 높다.
대표인 임명희(45) 씨는 “고기 손질을 직접 하기 때문에 갖은 종류가 서비스로 제공될 수 있다”며 “이전에는 대형 레스토랑을 운영했기 때문에 주방장의 음식 만드는 솜씨와 맛이 샐러드 하나에도 정성이 들어있는 각별한 맛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칼집 생삼겹에 웬 전복과 수제 햄, 가래떡?
이 집의 특징은 생삼겹에 무수한 칼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생삼겹을 시키면 전복과 수제 햄, 가래떡이 같이 나온다. 생삼겹과 전복은 서로 궁합이 맞아 맛을 더 좋게 한다. 임 대표는 “개인적으로 전복을 좋아하다보니 착안해 낸 음식이다. 2년 넘은 시간동안 이곳에서 손님들을 맞는데 생각보다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 기분이 좋다”고 고백한다.
아이들 몫으로는 수제 햄과 가래떡을, 어른들에게는 생삼겹과 전복을 같이 구워내 먹으면 전복껍질 외에는 버릴 것이 하나 없다. 그뿐인가. 부추를 직접 갈아 만든 색깔도 고운 초록전과, 정성스레 말아먹게 만들어진 날치알과 생고기 깻잎, 검정깨를 갈아 곱게 올린 샐러드, 검정깨가루가 들어간 두부 김치, 간과 천엽, 고기를 먹다 한 수저 떠먹으면 딱 좋을 선지국까지 생삼겹 주문으로는 여간해서는 맛볼 수 없는 차림이다.
“가격이 올라도 전복을 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손님들이 같이 구워먹는 것을 너무나 좋아해서다. 전복 산지 가격이 올랐을 때는 가게 마진이 정말 하나도 없을 때도 있었다”며 웃는다. 후식으로 먹는 사골떡국도 시원하게 맛있고 냉면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떡과 수제 소시지는 리필이 가능하고 생고기는 하루 정해진 분량만 판매한다. 예약필수.
● 차림표 : 칼집 생삼겹 1인분 9000원
● 위치 : 상무지구 롯데마트 건너편 이연안과 골목
● 문의 : 011-792-2135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