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 대구한상담연구소 장진아 소장

부부간의 속마음, 이제 터놓고 말할 수 있다!

자녀의 행동 있는 그대로 말하고 … 신뢰 쌓기가 중요

지역내일 2010-02-23

지인의 소개로 대구한상담연구소에서 하는 부모교육프로그램에 참석하면서 장진아 소장을 알게 되었다. 부모교육을 하기 위해 온 어머니들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자녀를 잘 키우고,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맺을 지를 고심한다. 그러다 여러 방법 중의 하나로 ‘부모교육’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각자 모양은 달라도 그들만의 독특한 부모자녀 관계가 있어 이를 더 잘 풀어나가기를 원한다. 엄마는 행복하고 건강한 자녀로 잘 키우고 싶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아 고민하는 모습이다. 속 시원하게 부모자녀, 가족간의 갈등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시간은 걸리지만, 답은 있다.
 
여성학에 힘을 얻고, 상담가로 거듭나다
누구나 살아오면서 어려움이 있듯이, 장 소장은 성장기는 3남매 중에 장녀로 그다지 순탄치 못했다. 그 시대의 부모들이 그렇듯 경제적으로나 가정적으로 힘든 시절을 보낸 부모 슬하에서 장녀로 태어났다. 부모의 염려와 기대, 장녀로서 역할에 힘겨웠다. 소심한 탓에, 늘 노심초사하며 자신감이 부족했고, 자책하면서 여러 가지 콤플렉스를 안고 자랐다.
우연히 가게 된 대구여성의 전화에서 여성주의에 대해서 함께 나누고 이해하며 또 성폭력, 가정폭력피해 여성들과 상담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또한 여러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자존감과 힘을 회복하고, 여성주의상담자 교수를 만나 여러 상담을 하며, 상담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되찾게 되었다. 2002년 결혼 후, 대학원에서 대상관계이론공부도 하게 됐다.
장 소장은 “내가 힘든 것처럼 자기성격, 가족, 진로문제 때문에 힘든 분에게 상담을 하면서 자기와 가족을 사랑하게 하고 싶다”며 “자신감 회복,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과정을 통해, 심리적인 지지와 이해를 돕는 상담자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아이행동, 고치려는 마음보다 신뢰가 더 중요
살면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관계가 부모이다. 그중에도 엄마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아이들은 상처받는가 하면, 잘 자라기도 한다.
장 소장은 “우리가 살면서 관계 속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원 부모와의 관계 때문이며 어머니와의 관계 속에서 자기의 모습과 타인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부모 자식 관계를 통해 배운 감정으로 자기자녀와 대화하며 소통한다”며 “일상에서 자기가 받은 부모에게 받은 상처나, 피해의식 등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의 느낌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녀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적할 일이 있을 때는 먼저, 부모의 불안에서 온 것은 아닌지 알아 보고 한걸음 물러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엄마도 자신을 돌아보고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거기에 더하여 엄마를 둘러싼 주변 가족들 특히 남편의 사랑과 지지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자녀를 사랑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마음이 커진다.
장 소장은 “특히 사춘기를 겪는 중고등학생의 아이는 이런 부모의 행동에 대해 분노 폭발, 심각한 불안을 보이거나 폭력, 도벽 등 문제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자녀의 문제행동만 고치려하지 말고, 그 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부모의 태도, 말, 행동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부부갈등, 방어보다 숨겨진 감정과 욕구에 솔직해야
결혼 초기, 여성학을 배운 장 소장과 달리, 남편의 가부장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남편에 대한 자신의 공격, 방어적 태도로 갈등이 계속된다.
장 소장은 “부부간의 갈등에는 서로가 숨겨진 감정과 욕구를 스스로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흔하며, 더욱이 상대 배우자에게는 말하려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한다.
결국, 내면의 숨겨진 감정이나 욕구는 말하지 못한 채, 계속 악순환만 되는 것이다. 거절을 당할까? 불안하더라도 나의 감정과 필요, 원하는 것을 진솔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가 ‘내 마음을 몰라 줘’ 라고 하소연하는 화성남자와 금성여자로 살아간다. 갈등과 충돌은 인간사회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특히 가족과 같이 가까운 관계일수록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므로 갈등이 일어나면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고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갈등과 문제를 피하지 않고 표현하고 다룰 때, 인간은 성숙하고 가족은 더 단단하게 사랑과 신뢰를 쌓아가게 된다.


이정남리포터bluelee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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